훔친 오토바이·택시·자전거로 경찰 추격 따돌려
경찰 "유사 범죄 전력 있고, 인근 지리 잘 알아"
형사·기동대 250명 투입, CCTV 분석·탐문 집중
대전의 한 신협에서 벌어진 강도 사건에 이용된 오토바이가 발견됐다. 그러나 사건 발생 사흘째가 되도록 용의자 신원은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전서부경찰서는 전날 오후 강도 용의자가 도주할 때 사용한 오토바이와 범행에 사용한 오토바이 등 2대를 대전과 대전 인근 지역에서 각각 발견했다.
앞서 40대 이상으로 추정되는 용의자는 18일 오전 11시 58분쯤 서구 관저동 소재 신협 한 지점에서 직원을 위협하고 현금 3,900만 원을 빼앗아 달아났다. 용의자는 당시 검은색 헬멧과 등산용 상의를 입고 신협 뒷문으로 침입했다. 이후 소화기를 뿌리고 흉기로 당시 혼자 있던 여직원을 위협해 창구 등에 있던 현금을 등산 배낭에 담으라고 요구해 범행 4분여 만인 낮 12시 2분쯤 신협 앞에 세워둔 흰색 오토바이를 타고 도주했다.
이날 신협 근무자는 총 5명이었지만, 점심시간이라 2명밖에 없었으며 이 중 1명이 화장실을 가기 위해 자리를 비운 상황이었다. 신협 측은 범인이 도주한 직후 112에 신고했고, 관할 지구대와 직통으로 연결된 비상벨은 12시 6분쯤 울린 것으로 확인됐다.
용의자가 침입할 때 쓴 중국 음식점 배달 오토바이와 도주용으로 탄 오토바이는 모두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 두 대 모두 시동이 걸려 있어 손쉽게 절도에 성공할 수 있었다.
경찰은 용의자가 인근 지리를 잘 알고 있으며 치밀하게 계획을 세운 뒤 용의주도하게 범행 현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옷을 수차례 갈아입고, 택시와 자전거까지 이용해 경찰 추적을 따돌린 것으로 보인다”며 “범행 전후와 경위를 보면 유사한 범죄 전력이 있고, 대전 서구와 유성구 일대 골목길까지 잘 알고 있는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대전경찰청과 6개 경찰서 형사·기동대 등 250여 명을 투입해 범인을 추적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범행 전 용의자가 신협을 사전에 여러 차례 답사했을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인근 지역 CCTV 영상을 확보해 정밀 분석하고, 주변 상인 등 목격자를 상대로 한 탐문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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