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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휩쓴 中 따이궁에 제동 나섰던 정부… 유커 귀환에 급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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면세점 휩쓴 中 따이궁에 제동 나섰던 정부… 유커 귀환에 급선회

입력
2023.08.21 04:30
1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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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세청, 당초 따이궁 규제 계획
과도한 송객수수료 차단 목적
청장 교체·유커 귀환, 규제 접을 수도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전면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한국에 속속 입국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6년여 만에 중국인의 한국행 단체 관광이 전면 허용되면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한국에 속속 입국하고 있는 14일 오전 서울의 한 면세점 앞에서 중국인 관광객 등이 입장을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정부가 한국 면세점에서 최대 40% 넘는 할인가로 면세품을 싹쓸이한 중국 보따리상(따이궁)에 대한 구매 한도 규제를 도입하려다 급선회했다. 정부가 개입하지 않더라도 중국인 관광객(유커) 귀환으로 매출 회복을 기대하는 면세업계 스스로 따이궁 우대를 축소할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면세품 20억 구매, 보따리 대신 컨테이너 활용

20일 관계부처에 따르면, 관세청은 지난달 말 한국 면세점의 '큰손'인 따이궁 규제를 발표할 예정이었다. 따이궁이 면세품을 특정 금액까지만 살 수 있는 구매 한도를 두는 게 골자였다. 관세청이 따이궁 규제를 검토한 건 한국 면세업계를 좌지우지할 만큼 기업화된 데서 출발한다.

관세청은 한국을 찾을 때마다 화장품 등 중국 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한국 상품을 20억 원까지 쓸어 가는 따이궁이 적지 않다고 파악했다. 보따리상이란 뜻이 무색하게도 따이궁은 컨테이너선에 한국 상품을 잔뜩 싣고 중국으로 돌아갔다.

한국 면세업계 입장에서 이처럼 구매력이 큰 따이궁은 주 수익원이나 마냥 반길 수만도 없는 존재였다. 면세점이 따이궁 유치를 위해 구매액의 일정 비율을 되돌려주는 송객수수료가 영업에 타격을 줄 정도로 불어났기 때문이다.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발 항공기 등의 이용객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17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발 항공기 등의 이용객이 입국장을 나오고 있다. 뉴시스

2020년 코로나19 발발로 중국인 관광객이 급감하자 면세업계는 10%대였던 송객수수료율을 40%대까지 높였다. 주요 면세점은 매출 감소에 대비해 면세품을 40% 넘게 깎아주는 방식으로 따이궁 모셔 오기에 열을 올렸다.

"유커 복귀, 따이궁 정화할 환경 조성"

이런 출혈경쟁은 부메랑으로 되돌아왔다. 전체 면세점 매출액은 2020년 15조566억 원에서 2021년 17조2,295억 원으로 14% 늘었다. 반면 같은 기간 송객수수료는 8,626억 원에서 3조8,745억 원으로 349% 뛰었다. 그러자 주요 면세점은 매출 증가에도 오히려 적자를 냈다. 지난해 송객수수료는 4조 원을 웃돌았을 것으로 예측된다.

관세청은 또 따이궁이 중국 내 한국 상품의 가치를 떨어뜨렸다고 판단했다. 따이궁이 절반에 가까운 가격으로 사 간 한국 상품을 중국 시장에 저가로 공급한 여파다. 관세청이 면세점 정상화와 함께 따이궁 규제를 추진했던 배경이다.

하지만 지난달 7일 고광효 관세청장이 새로 취임하면서 따이궁 규제는 수면 아래로 내려갔다. "조금 더 지켜보고 진행하자"는 고 청장 지시가 있었다. 인위적인 시장 개입에 따른 부작용, 중국과의 통상 마찰 등을 우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침 올해 들어 면세업계가 송객수수료율을 30%대로 낮추면서 정상화 시동을 건 점도 반영했다.

최근엔 따이궁 규제를 아예 접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중국 정부가 10일 6년 만에 유커의 한국 단체관광을 허용하면서다. 면세업계로선 유커가 면세품 소비를 늘릴수록 따이궁에 기대지 않는 매출 구조를 만들 수 있다. 송객수수료율을 현행 30%대에서 더 낮출 여지가 커졌다는 얘기다. 관세청 관계자는 "면세업계가 따이궁에게 지급한 송객수수료 문제는 중국인 관광객 복귀로 자연스럽게 정화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세종= 박경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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