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법, 엔씨소프트의 저작권 침해 중지 주장 인정
웹젠 항소 방침... "유사 MMORPG 출시 제동 걸릴 듯"
웹젠의 'R2M'. 웹젠 제공
웹젠의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R2M'이 엔씨소프트의 MMORPG '리니지M'을 표절했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판결에 따르면 R2M 서비스를 중지해야 하는 웹젠은 이를 막기 위해 항소에 들어갈 예정이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61부(부장 김세용)는 18일 엔씨소프트가 웹젠을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침해 중지 청구 소송에서 웹젠이 R2M의 서비스를 중단하고 엔씨소프트에 10억 원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다. 판결은 엔씨의 청구를 모두 인용한 것이다.
R2M은 웹젠이 운영 중인 MMORPG 'R2'의 모바일판으로 2020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엔씨는 2021년 R2M이 콘텐츠와 시스템 면에서 자신들이 2017년부터 서비스해 온 리니지M을 모방했다며 소송을 제기했다. 웹젠은 "모바일 MMORPG는 형태가 대동소이할 수밖에 없고 규칙은 보호 대상이 아니다"라며 맞섰지만 법원은 엔씨의 "구성 요소와 구성 요소 간의 밸런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등을 표절했다"는 주장을 받아들였다.
엔씨소프트, 카카오게임즈 '아키에이지 워'에도 소송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 엔씨소프트 제공
웹젠은 항소할 방침이다. 웹젠의 박광엽 게임사업본부장은 이날 R2M 커뮤니티 공지를 통해 "법원의 판결은 존중하지만 자사의 입장이 충분히 수용되지 않았다"며 "R2M의 게임 서비스가 실제로 중단되는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법적 대응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웹젠이 항소와 함께 서비스 중단 결정의 효력을 중지하는 가처분을 구해 서비스를 계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승소한 엔씨도 1심 판결을 바탕으로 청구 금액을 늘리는 항소를 준비하고 있다. 엔씨소프트 관계자는 "1심에서 청구한 금액은 일부"라면서 "R2M의 매출 등을 토대로 전체 손실액을 산정해 청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회사가 상급심까지 법적 다툼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최종 결론이 나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그럼에도 게임업계에선 이번 판결이 미칠 영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최근 국내 게임 시장에는 엔씨의 리니지 시리즈와 유사한 게임성을 지닌 모바일 기반 한국형 전쟁 MMORPG가 잇달아 출시되며 '리니지라이크'라는 표현이 유행할 정도였다.
엔씨는 4월 '아키에이지 워'가 자사의 '리니지2M'을 표절했다며 제작사 엑스엘게임즈와 유통사 카카오게임즈를 대상으로 R2M 사례와 동일한 소송을 제기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최근 중소형 개발사들까지 높은 수익성을 노리고 모바일 MMORPG를 만드는 분위기였는데 이번 판결로 인해 제동이 걸릴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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