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집단폭행 및 성폭행한 중학생들
"범행으로 상대방 어땠을지 생각해야"
초등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성 착취한 10대들이 제출한 반성문에 재판부가 “자기가 힘들다는 생각밖에 안 드느냐”며 호되게 질책했다.
제주지법 제2형사부(부장 진재경)는 17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등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중학생 A(16)군과 B(16)양에 대한 첫 공판을 진행했다.
A군은 지난 4월 평소 알고 있던 초등생 C(12)양을 서귀포시의 한 공중화장실로 불러내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A군은 당시 다른 친구에게도 피해자를 성폭행하도록 지시하기도 했다.
B양도 지난 6월 C양이 자신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며 서귀포시 한 놀이터 인근에서 A군 등과 C양을 집단 폭행한 혐의를 받는다. B양은 이후에도 C양이 피해 사실을 가족에게 알렸다며 서귀포시 한 테니스장으로 불러내 폭행했다. 이들은 C양을 폭행하고 협박해 옷을 벗긴 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공판에서 A군 측은 혐의를 대부분 인정했다. 반면 B양은 “피해자를 불러 때린 것은 맞지만 옷을 벗겨 사진을 찍은 것은 아니다”라고 일부는 부인했다.
이에 재판부는 “B양이 그동안 반성문을 참 많이 냈다”며 “하지만 너무 끔찍하고 잔인한 사건인데 반성문을 보면 피해 아동 고통에 대해서는 별로 관심이 없고 90% 이상이 ‘교도소가 너무 무섭고, 하루빨리 집에 돌아가고 싶다’는 등 자기감정에 대한 내용만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B양이 지금 교도소 생활을 하면서 얼마나 힘든지는 궁금하지 않다”며 “본인의 잘못을 돌아보고 자신의 범행으로 상대방이 어땠을지를 생각해 보라”고 꾸짖었다.
현재 C양은 상해와 정신적 충격으로 병원 치료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다음 달 7일 2차 공판을 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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