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인 "짧은 시간이었지만 특별했다"... 네이마르 "또 만나자, 아들~"

지난 3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린 파리생제르맹(PSG)과 전북 현대의 친선경기에서 후반 네이마르가 두 번째 골을 넣자 이강인이 달려가 포옹하며 기뻐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파리생제르맹(PSG)에서 짧게나마 우정을 쌓은 이강인(22·PSG)과 네이마르(31·알 힐랄)가 작별 인사를 나눴다.

이강인은 네이마르의 이적이 발표된 16일(한국시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짧은 시간이었지만 내게는 정말 특별했다"며 "감사하다. 좋은 일만 가득하기를 바란다"고 적었다. 이강인은 프리시즌 아시아투어를 위해 비행기로 이동하던 중 네이마르와 찍은 사진도 게재했다.

네이마르가 이적하는 알 힐랄은 이날 "네이마르와 2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발표했다. 자세한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지만 유럽 등 언론을 통해 이적료 9,000만 유로(약 1,300억 원), 연봉은 최대 1억6,000만 유로(약 2,300억 원)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강인이 SNS를 통해 네이마르에 작별 인사를 건네자, 네이마르도 이강인에 답글을 달았다. SNS 캡처

지난달 PSG에 입단한 이강인은 네이마르와 사이좋은 모습으로 눈길을 끌었다. 훈련장에서 서로 활짝 웃으며 장난을 치는 모습이 PSG 구단 홈페이지나 SNS에 공개됐다. 특히 한국 팬들은 두 사람이 이번 시즌 경기장에서 호흡을 맞추는 장면을 고대하기도 했다.

두 사람은 프리시즌 일본과 한국의 아시아투어 내내 붙어 다니며 '브로맨스'를 보였다. 팀의 맏형 격인 네이마르가 신입생 이강인을 잘 챙기는 듯한 모습이었다. 유년 시절을 스페인에서 보낸 이강인은 유창한 스페인어를 구사하면서 네이마르와 금방 친해진 것으로 보인다.

파리생제르맹(PSG) 선수들이 전북 현대와 친선경기를 하루 앞둔 지난 2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오픈 트레이닝을 하던 도중 네이마르가 이강인의 팔을 들어 관중들에게 인사시키고 있다. 뉴스1

결국 두 사람이 함께 한 마지막 모습은 한국에서였다. 이달 초 두 사람은 오픈 트레이닝에서도 친분을 과시했다. 훈련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관중들이 이강인을 연호하자, 네이마르가 이강인의 팔을 들어 인사하도록 하는 장면은 훈훈했다.

네이마르는 PSG와 전북 현대의 친선경기에선 선발 출전해 90분 풀타임을 뛰면서 한국 관중들에게 팬서비스를 제대로 했다. 앞서 일본에서 벌어진 3경기에는 단 1분도 출전하지 않았던 네이마르였기에 한국에서의 풀타임 경기는 일본 팬들도 관심있게 지켜봤다. 네이마르는 당시 친선경기에서 후반 교체 투입된 이강인에게 볼을 패스했고, 자신이 골을 넣자 이강인과 하이파이브를 하며 절친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 12월 카타르 도하 974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2 카타르 월드컵 16강전 한국과 브라질의 경기가 끝난 뒤 이강인과 네이마르가 유니폼을 교환하고 있다. SNS 캡처

둘의 우정은 지난해 12월 2022 카타르월드컵에서 시작됐다. 한국과 브라질의 16강전이 끝난 뒤 이강인이 네이마르를 기다렸다가 유니폼을 교환해 한국은 물론 스페인에서도 관심을 받았다. 이강인은 당시 네이마르가 먼저 유니폼을 교환하자고 했다는 식의 언론 보도들에 대해 "네이마르가 내가 누군지 알고 유니폼을 바꾸자고 하겠나. 내가 먼저 가서 교환하자고 했다"고 한 유튜브 채널에서 밝히기도 했다.

그렇게 한 달간 우정을 쌓은 두 사람도 이별이 아쉬웠던 모양이다. 네이마르는 이강인의 SNS 글에 "함께한 시간은 짧았지만 너는 이미 내 마음속에 있다. 나중에 다시 또 만나자, 아들"이라고 답했다. '아들'이라는 호칭에서 보듯 이강인을 동생처럼 귀여워했음이 전해졌다.

강은영 기자 kiss@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