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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매니저 급구" 잼버리에 유커까지... 활기 찾는 명동 상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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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매니저 급구" 잼버리에 유커까지... 활기 찾는 명동 상권

입력
2023.08.16 04:00
1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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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외국인 관광객 증가 조짐 뚜렷
잼버리 행사, 유커 귀환... 호재 계속
요금 부풀리기 등 저해 요소 막아야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노르웨이 스카우트 대원들이 노점 음식을 맛보고 있다. 오세운 기자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노르웨이 스카우트 대원들이 노점 음식을 맛보고 있다. 오세운 기자

“캣카페와 노래방 간 게 가장 좋았어요.”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 거리에서 만난 노르웨이 스카우트 인솔자 말렌(21)의 얼굴엔 행복함이 가득 묻어났다. 말렌 일행 7명의 손엔 모두 닭강정, 붕어빵 등 다양한 먹을거리가 들려 있었다. 이들은 이날 한국을 떠나기 전 아쉬운 마음에 명동을 다시 찾았다고 했다.

외국인 관광 활성화의 가늠자로 꼽히는 명동 상권이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 얼마 전 끝난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행사로 가능성을 확인한 상인들은 이달부터 재개된 중국인 단체 관광객 입국으로 ‘유커’까지 돌아오면, 외국인 관광 1번지의 명성을 되찾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화장품 가게도, 노점도 "외국인 바글바글"

이날 광복절 공휴일을 맞아 명동 일대는 수많은 인파로 붐볐다. 이전에 볼 수 없던 외국인들이 캐리어를 끌고 쇼핑하는 모습도 다수 눈에 띄었다. 특히 화장품 가게엔 매장마다 여러 국적의 손님이 가득 들어차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잼버리 공식 일정을 마치고 서울 관광을 즐기는 해외 스카우트 대원들도 그중 하나였다. 여러 국산 화장품 브랜드를 모아놓은 한 매장에서 제품을 구입한 스웨덴 스카우트 대원 욘나(17)는 “스웨덴에서도 유명한 곳이라 피부관리 화장품을 사 오라는 가족과 친구들 특명을 받고 쇼핑했다”고 말했다.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화장품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오세운 기자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에 있는 한 화장품 매장이 외국인 관광객들로 가득하다. 오세운 기자

오후 1시가 되자 닭강정, 크루아상, 문어꼬치 등 각양각색의 노점에도 관광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주말과 공휴일엔 이 시간부터 장사가 가능해 노점상들이 이동 매대를 설치하기 시작한 것이다. 외국인들은 한국의 거리 음식에도 흠뻑 빠진 듯했다. 홍콩에서 온 루이스(14)는 “새우구이를 정말 맛있게 먹었다. 다른 대원들과 달리 난 음식 투어를 할 예정”이라며 활짝 웃었다.

상인들은 잼버리 행사를 통해 장사에 자신감을 얻은 눈치였다. 이곳에서 23년간 노점을 운영한 추경선(46)씨는 “잼버리 덕분에 평소보다 30% 정도 많은 매출을 올렸다”며 “요즘 들어 늘어난 관광객을 피부로 체감하는 중”이라고 귀띔했다.

전망도 밝다. 6년 5개월 만에 유커가 귀환하기 때문이다. 몇몇 매장은 벌써부터 ‘중국어가 가능한 직원을 구한다’는 구인광고를 내걸었다. 화장품 매장 중국인 직원 여릉봉(25)은 “최근 홍콩, 대만, 태국 손님이 많아지는 등 중화권 관광객의 유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중국어를 할 수 있는 매니저를 추가로 뽑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매장 직원 성모(38)씨 역시 “감염병 사태 때 하루 평균 한 명에 불과하던 중국인 관광객이 3, 4명으로 늘었다”며 희망을 드러냈다.

바가지요금 등 과제도 수두룩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 '중국어가 가능한 매니저를 모집한다'는 구인광고가 붙어 있다. 오세운 기자

15일 오후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매장에 '중국어가 가능한 매니저를 모집한다'는 구인광고가 붙어 있다. 오세운 기자

물론 과제도 많다. 무엇보다 최근 불거진 관광객 ‘바가지요금’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칠 것이란 우려가 적지 않다. 이에 중구청은 지난달부터 ‘가격표시의무제’를 시행하는 등 노점상 관리ㆍ감독에 힘을 쏟고 있다. 실제 이날 66개 노점 중 1곳을 제외한 모든 노점이 상품에 가격표를 붙이는 등 당국의 방침을 따르는 모습이었다. 다만 대부분 가게가 신용카드 결제가 안 돼 불만을 보이는 외국인도 여럿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따른 ‘오버투어리즘(도 넘은 관광이 현지인 생활을 침범하는 행태)’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한 노점상은 “수익 증가는 기대되지만, 중국인 관광객들은 쓰레기를 아무 데나 버려 다른 손님들이 불쾌해한다”고 꼬집었다.

오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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