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마린시티 월파 영상 조작해
짜깁기 영상, 시민들 불안감 유발
고발 들어오기 전 경찰 수사 착수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상륙한 지난해 9월 파도가 부산 해운대구 마린시티를 덮치고 있는 모습. 연합뉴스
지난해 큰 피해를 불러온 태풍 ‘힌남노’의 영상을 이번 태풍 ‘카눈’ 현장에서 촬영한 것처럼 꾸며 라이브 방송을 한 유튜버에 대해 경찰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1일 경찰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전기통신기본법 위반 혐의로 30대 유튜버 A씨를 입건했다.
A씨는 지난해 태풍 힌남노 당시 파도가 해운대 마린시티 방파제를 넘어 상가를 덮치는 영상을 마치 이번 태풍 ‘카눈’ 때 피해인 것처럼 묘사해 지난 10일 개인 라이브 방송으로 내보낸 혐의를 받고 있다.
구독자 수가 19만 명 가량인 유튜버 A씨는 이번 태풍 때 마린시티 방파제에서 촬영을 통제 당하자 지난해 태풍 당시 동영상을 사용했다. 이 과정에서 라이브 방송을 통한 후원금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조작된 영상은 A씨 유튜브 채널에 ‘태풍 카눈 파도에 빨려 들어가다’라는 제목과 방파제 현장 교통통제가 제대로 되지 않아 시민이 부상을 입었다는 등의 내용으로 이날 오전까지 게시됐다가 지금은 삭제됐다. 일부 언론매체는 이 영상을 보고 해운대 마린시티에 월파 피해가 발생했다고 온라인 기사로 보도했다가 뒤늦게 정정하기도 했다.
A씨는 태풍 때마다 파도에 뛰어드는 등 자극적인 소재로 방송을 해 이전에도 물의를 빚은 바 있다. 경찰은 “태풍 관련 영상을 짜깁기로 만들어 많은 시민에게 불안감을 주는 등 범죄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해 고발장이 접수되기 전에 수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경찰 수사와 별도로 관할 구청인 해운대구 역시 거짓 방송에 따른 재난 대응 업무에 차질이 빚어졌고, 지역 상인들이 반발하고 있는 점 등을 들어 해당 유튜버를 업무방해 협의로 고소할 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거짓 방송과 가짜뉴스가 온라인에 퍼지는 바람에 해운대구에는 관련 민원이 수십 건 접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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