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방송된 SBS '국민사형투표'
소재는 악질범 대상 사적 사형 재판
1회 시청률은 '4.1%'
'국민사형투표'가 사적 재판이라는 소재를 발판 삼고 추적 스릴러의 매력을 선보였다. 다만 아직까지 캐릭터들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았고 사형 투표에 대한 화두만 던졌기 때문에 다음 이야기에서 풀어나갈 숙제들이 많다.
지난 10일 SBS '국민사형투표' 1회가 방송됐다. '국민사형투표'는 악질범들을 대상으로 국민사형투표를 진행하고 사형을 집행하는 정체 미상 '개탈'을 추적하는 이야기를 그린 국민 참여 심판극이다.
이날 방송에서는 권석주(박성웅)의 살인 현장을 쫓아간 김무찬(박해진)의 과거가 오프닝으로 꾸며졌다. 이야기는 8년 후로 흘러갔고 김무찬은 남부청 팀장으로 근무하면서 증거 조작까지 하는 인물이 됐다. 사건 해결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하겠다고 당당하게 외치는 신념 때문에 주현(임지연)과 대립했다.
이 가운데 개탈의 영상이 국민들에게 전송됐다. 배기철 사형을 투표하는 화면이 떠올랐고 84%의 국민들이 동의를 눌렀다. 이후 개탈을 쓴 인물이 배기철을 감금, 사형을 집행시키는 장면이 나와 충격을 안겼다. 개탈은 범죄현장을 찍은 사진을 공개하면서 "배기철은 죽어 마땅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후 경찰청에는 사형투표 특별수사본부가 꾸려졌고 김무찬과 주현이 공조를 시작했다. 특히 극 말미 김무찬이 권석주의 살해 현장을 목격했을 당시 "형, 그만해"라고 외친 장면이 나오면서 두 사람의 서사에 대한 궁금증을 키웠다.
소재의 무게감 의식한 밸런스 조절
'국민사형투표'의 배경은 혼란이 가득한 디스토피아 세계로 가는 중이다. 현실 속 빈번하게 일어나는 범죄들과 사실상 다를 바 없다. 아동 성착취물을 제작하고 유포해 거액의 돈을 벌었지만 수사망을 피해 부를 축적했던 범죄자의 에피소드는 최근 사회를 공분케 했던 특정 사건을 연상시킨다. 박신우 PD는 이 지점을 두고 고심한 것으로 보인다. 지상파 드라마이기 때문에 범죄 수위 조절과 정의의 기준을 표현하는 방식에 대해 연구한 흔적이 엿보인다.
여기에 박 PD는 장르적인 쾌감과 현실적일 정도로 평면적인 캐릭터들을 두고 무게감을 조절했다. 소재와 세계관이 지나치게 무겁기 때문에 중간 중간 환기할 수 있는 요소를 삽입했다. 다수의 의견에 따라 엄벌하는 '인민 재판'은 사실 최근의 콘텐츠에선 획기적인 아이템은 아니다. 지난 2021년 지성과 진영이 출연한 드라마 '악마판사'도 비슷한 선상의 주제를 다뤘기 때문이다. '국민사형투표'가 사적 재판에 더 가깝지만 국민들이 재판에 직접 참여한다는 점, 이러한 처벌이 옳은 정의인지 화두를 던진다는 점이 흡사하다. 다만 '국민사형투표'에서는 히어로가 없다. 이야기를 이끌고 미는 과정에서 소시민에 가까운 두 주인공 김무찬과 주현의 고군분투가 벌어진다. 박해진과 임지연은 각자 맡은 역할을 충실하게 해내면서 이야기의 하이라이트로 향한다. 개탈, 즉 빌런의 정체가 박성웅으로 좁혀진 가운데 각 인물들의 서사가 어떤 식으로 흘러갈지, 또 장르적인 재미를 어떻게 구현할지 기대감이 크다.
한편 이날 1회는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시청률 4.1%를 기록했다. 이는 목요드라마 1위의 성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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