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도 예상치 못한 강릉영동대의 전국 제패 뒤에는 김철기 감독을 보좌하는 '부산갈매기' 코치진이 있었다.
지난 6일 횡성 베이스볼 파크에서 끝난 제57회 대통령기 전국대학야구대회 결승전에서 강릉영동대는 고려대를 4-3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며 2019년 이후 다시 우승기를 펼쳐 들었다.
김민호(64) 강릉영동대 코치는 “극한의 한계를 극복해야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며 2년재 대학 야구팀이 4년재 명문팀을 이긴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은데 선수들이 힘든 훈련을 잘 따라주고 노력해 준 덕분”이라며 선수들에게 공을 돌렸다.
강릉영동대는 한때 선수들에게 인기였지만 지금은 시들하다. 김 코치는 "실력을 키워 2년 후 프로에 재차 노크를 하려는 선수들이 모여들어 한때 야구부원 90명이 넘은 적도 있었지만, 지금은 질적·양적 면에서 그렇지 못하다"며 "4년재 대학 선수들 역시 얼리 드래프트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됐고, 전국의 2년재 대학 여러 곳에서 야구부가 창단돼 경쟁력이 떨어진 게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김 코치는 강릉영동대를 두드리는 선수들 한명 한명에게 최선을 다한다. 그는 “선수들의 잠재력을 이끌어내 마지막 불꽃을 피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 만큼, 원치 않은 결과라 할지라도 결과에 스스로 결정을 내리게 하는 것 또한 지도자의 사명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치진의 큰 형은 부산 사나이 김호 인스트럭터다. 그는 지난 2009년 이곳에서 2년간 코치로 활동했다. 당시 그는 열정이 넘쳤다. 훈련 스케줄 하나부터 열까지 모두 자신이 짜고 선수들을 밀착 관리했다.
14년이란 시간이 흘러 다시 돌아온 김 코치는 “지도자는 절대 선수를 만들 수 없다. 키울 수도 없다. 단지 선수가 잘 할 수 있도록 환경과 조언을 해주는 조력자일 뿐”이라며“2009년 40대 초반의 열정은 개인적인 야망에 지나지 않았다는 걸 깨달았다. 지도자는 어디까지나 조력자며 마지막 퍼즐 한 조각은 선수 본인 외에는 누구도 맞춰 줄 수 없다"고 말했다.
박동수 인스트럭터는 아무도 주목하지 않던 투수 김동현을 시속 147㎞의 파이어볼러로 둔갑시켜 결승전 승리투수로 만들었다.
대학야구계의 '로드 러너(루니툰의 캐릭터)'로 통하는 강릉영동대의 리드오프 전다민(2년)은 “김민호, 김호 코치님께 타격·수비뿐 아니라 야구 선수로써 갖추어야 할 덕목을 배웠고, 주루에서는 프로 도루왕 출신 김종호(전 NC) 코치로부터 노하우를 전수 받고 있다”고 전했다.
김종호 코치는 "(전)다민이가 이번 대회 2차전 용인예술대전에서 손목에 투구를 맞아 타격이 불가능 한 상황에서도 참고 뛰어주었다"며 "집중력과 야구 센스는 물론 강한 어깨를 갖춘 외야수에 군 문제까지 해결된 선수"라며 애제자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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