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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집 사자"...지난달 가계대출 6조 증가, 22개월 만에 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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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내 집 사자"...지난달 가계대출 6조 증가, 22개월 만에 최대

입력
2023.08.09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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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금리에도 가계대출 증가세, 잔액 최고
은행 가계대출 1068조... 최대치 경신
전 금융권으로도 4개월 연속 증가세

9일 서울 시내 은행에서 한 시민이 금융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9일 서울 시내 은행에서 한 시민이 금융 업무를 보고 있다. 뉴스1

가계 빚 증가세가 갈수록 가팔라지고 있다. 고금리에도 '빚내서 집 사자'는 움직임이 지속되면서 은행권 가계대출이 22개월 만에 최대 폭으로 증가하고, 잔액도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9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7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5조9,553억 원 증가한 1,068조1,430억 원으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가 시작된 2003년 10월 이후 최대 규모로, 월별 증가액은 2021년 9월(6조4,000억 원) 이후 가장 컸다. 올 들어 3월까지 감소 흐름을 보였던 은행 가계대출은 4월 2조3,000억 원 증가로 반등한 뒤 5월(4조2,000억 원), 6월(5조8,000억 원), 7월까지 네 달 연속 증가하고, 그 폭도 키우고 있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택 구매 수요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지난달 은행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잔액은 820조7,718억 원으로 전월 말 대비 5조9,636억 원 늘었다. 전체 가계대출 증가 폭을 웃도는 규모다. 전세자금 대출은 2,000억 원가량 줄었지만, 매매가 늘면서 주담대 실행이 많아졌다. 아파트 가격이 더 이상 떨어질 리 없다는 생각에 빚을 내서라도 집을 구입한 것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주택 거래와 입주 물량은 2, 3개월 시차를 두고 대출로 이어지는데, 실제 4·5월 전국 아파트 매매 거래는 3만4,000호, 3만7,000호씩 회복했다. 입주 물량도 각각 2만2,000호, 2만8,000호 늘었다.

주담대는 3월부터 벌써 5개월째 우상향 곡선을 그리는 중이다. 윤옥자 한은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차장은 “6월까지 집계된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어 주택자금 수요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대출금리가 여전히 높은 수준이어서 앞으로 가계대출이 어떻게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 잔액은 246조1,000억 원으로 100억 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분기 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소멸한 데다, 주식투자 관련 자금 수요까지 가세하면서 감소 폭이 크게 줄었다. 통상 8월엔 여행과 휴가 등으로 가계 생활자금 수요가 늘어나는 만큼, 신용대출 증가 압력이 커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은행권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증감액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은행권 가계대출 및 주택담보대출 증감액 추이. 그래픽=강준구 기자


제2금융권을 포함한 전 금융권으로 봐도 가계대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의 ‘7월 가계대출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금융권 가계대출은 5조4,000억 원 늘어 4개월 연속 증가를 기록했다. 주담대가 5조6,000억 원이나 늘어난 영향이 컸다. 주담대를 제외한 기타대출 감소 폭은 6월 2조9,000억 원에서 지난달 2,000억 원으로 대폭 쪼그라들었다.

정부는 최근 가계대출 증가세가 예사롭지 않다고 판단, 10일 관계 부처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긴급 점검 회의를 개최한다. 이세훈 금융위 사무처장이 주재하는 이번 회의에는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 금감원, 은행연합회 등 주요 기관 관계자들이 참석해 최근 가계부채 동향을 점검하고 대응 방향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강유빈 기자
곽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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