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규원 원로사진작가, 700여 작품집 대구시에 기증
경북사진대전 49권, 대구사진대전 42권...유일본도 상당수
"딸을 시집 보내는 마음으로 50년간 수집한 사진 자료를 기증합니다."
대구의 원로사진작가 서규원(85) 선생이 한평생 모은 대구 사진단체의 작품집 700여 점을 모두 대구시에 기증했다. 9일 대구시에 따르면 서 작가의 기증자료는 대구사진대전과 전국흑백사진대전, 경북사진대전, 사광회, 매일어린이사진대전, 대한민국사진대전의 작품집과 연감 등 500여 점과 1960~70년대 대구지역 사진작가들의 작품집 100여 점, 1960년대 이후 국내외 사진 공모전 자료 100여 점 등이다.
특히 경북사진대전은 1974년 1회부터 지난해까지 49권의 작품집이, 대구사진대전은 1981년 1회부터 지난해까지 42권의 작품집이 한 회도 빠짐없이 완성본으로 보존돼 있다. 또 '한국사진사'를 정리한 강상규, 1세대 사진작가인 김일창의 개인사진집도 그대로 남아있다.
시에 따르면 1990년대 대구사진협회 등이 입주해 있던 대구시민회관이 화재로 소실될 때 자료들이 모두 사라지면서 서 작가의 작품집 중 유일본도 상당수다.
서 작가는 그동안 한국사진작가협회 24·25대 대구지회장과 대구예총 회장 직무대행, 한국사진작가협회 이사 및 부이사장을 역임했다. 그는 "오랜 세월 사진계에 몸담아 오면서 대구 사진 단체와 개인에 대한 자료가 흩어져 있고 일부는 아예 확인조차 할 수 없어 안타까웠다"며 수집 이유를 밝혔다.
민웅기 한국사진작가협회 대구지회장은 "서규원 작가는 대구사진작가협회의 산증인이자 주춧돌 역할을 하셨고, 협회 연감도 처음 만드셨다"며 "대구 사진계 사람들은 '걸어 다니는 사진 자료실'이라고 부른다"고 덧붙였다.
이번 기증은 지난해 대구시 원로예술인구술기록화 사업 진행 과정에서 시작됐다. 사업 대상자인 서 작가는 지난해 6월 말 아파트 계단에서 넘어진 후 담당 공무원의 도움으로 뇌출혈 응급수술을 받았다. 그 후 사업을 마무리한 그는 "생명을 구해준 대구시에 보답하는 차원에서 기증을 서둘렀다"고 말했다.
조경선 대구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서규원 작가님께 감사드리며 대구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오신 많은 예술인들의 열정과 노력을 기억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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