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가 없다. 내 골프 인생 최고의 순간이다.”
7일(한국시간) 미국 웨스트버지니아주 화이트 설퍼 스프링스의 올드 화이트 앳 그린브라이어(파70)에서 열린 LIV 골프 10차 대회 3라운드 18번 홀(파3). 10m가량의 긴 버디 퍼트가 홀로 빨려 들어가는 순간 브라이슨 디섐보(미국)는 믿기 힘들다는 듯 두 팔을 번쩍 들며 펄쩍 뛰어올랐다. ‘꿈의 58타’가 작성되는 순간이었다.
이날만 버디 13개, 보기 1개로 12언더파 58타를 친 디섐보는 최종합계 23언더파 187타를 기록해 미토 페레이라(칠레·17언더파)를 6타 차로 따돌리고 우승상금 400만 달러(52억 원)를 거머쥐었다. 지난해 출범 때부터 함께했던 디섐보의 LIV 골프 첫 우승이다.
58타를 적어낸 것은 LIV 골프 최초다. 굵직한 프로 무대에서도 단 4명만이 58타를 기록했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는 ‘8자 스윙’으로 유명한 짐 퓨릭(미국)이 2016년 트래블러스챔피언십 4라운드에서 유일하게 달성했다. 그리고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김성현과 이사카와 료(일본)가 각각 한 번씩 쳤다. 디섐보까지 4명 모두 파70 코스에서 12언더파를 쳤다.
이 밖에 2001년 PGA 3부 투어 격인 캐나다투어에서 제이슨 본(미국)과 2016년 PGA 2부 투어 웹닷컴투어에서 스테판 얘거(독일), 2021년 유러피언프로골프 2부 투어인 챌린지 투어에서 알레한드로 델 레이(스페인)가 58타를 기록했다.
한국에서는 지난해 한국프로골프(KPGA) 2부 스릭슨 투어 16회 대회 예선에서 허성훈이 58타를 친 게 유일한 사례다. 프로골프 18홀 최소타는 2019년 유럽 3부 투어인 알프스 투어 케르비노 오픈에서 데이비드 캐리(아일랜드)가 친 57타로 알려졌다.
디섐보는 이날 최상의 경기력을 보였다. 1, 2번 홀 연속 버디를 시작으로 4~7번 홀까지는 네 홀 연속 버디에 성공했다. 9~10번 홀 연속 버디 후 12번 홀(파5)에서도 버디를 추가했다. 이후 15~18번 홀에서 다시 네 홀 연속 버디를 해내며 58타를 완성했다. 8번 홀(파3)에서 이날의 유일한 보기를 범하지만 않았다면 '빅 투어' 골프 사상 처음 57타 대기록도 작성할 수 있었다.
디섐보는 "내 골프 인생에서 최고의 순간이다.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다. 이런 특별한 순간을 기대하며 나는 오랫동안 열심히 노력했고, 어느 시점에서 특별한 게 올 거라 생각했다. 오늘이 바로 그날이다. 역사적인 기록을 평생 잊지 못할 것이다"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PGA 투어 활동 당시 ‘벌크업’을 통해 몸무게를 110㎏까지 불린 후 400야드의 가공할 장타를 선보이며 골프계에 뜨거운 장타 경쟁 바람을 일으켰던 디섐보는 LIV 골프로 옮기고 나서는 1승도 추가하지 못했다. 지나친 체중 불리기로 각종 부상에 시달리던 디섐보는 3년 전보다 16㎏가량 감량을 했고 올해 장타 포기 선언까지 했다. 건강을 되찾은 디섐보는 결국 2021년 3월 PGA 투어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널에서 통산 8승째를 올린 후 2년 5개월 만에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