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미우리, 아사히 보도… “한미일 회의 후 발표는 윤 대통령 배려”
일본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전 부지 안에 보관돼 있는 오염수 탱크. 도쿄=교도 연합뉴스
일본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명 ‘처리수’) 방류를 이달 하순에 시작하는 방향으로 조율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7일 보도했다.
요미우리신문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현 앞바다에서 성어기 조업이 시작되는 9월 1일 전에 방류를 시작해야 한다고 보기 때문에 8월을 넘기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교도통신은 방류 시점을 "8월 하순에서 9월 초"라고 보도했다.
방류 시기 확정은 오는 18일 미국에서 열리는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가 될 전망이다. 20일 귀국하는 기시다 후미오 총리가 각의(국무회의)에서 결정하게 된다. 도쿄전력이 비바람이 강한 악천후를 피해 방류해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방류 개시 날짜를 특정하는 대신 기간을 설정할 가능성도 있다.
이 같은 보도에 대한 질문에 기시다 총리는 7일 "(방류는) 여름쯤이라는 입장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방류 전 국내 외 마지막 설득
일본 정부는 방류 직전까지 일본 어민들과 주변국을 상대로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이해를 얻기 위한 설득전을 이어간다. 기시다 총리는 한미일 정상회담을 계기로 윤석열 대통령,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각각 양자회담을 갖고 이해를 구할 방침이다.
기시다 총리는 전국어업협동조합협회 어민들과 만나는 방안을 조율 중이다. 어민들은 그간 니시무라 야스토시 경제산업장관을 만난 자리에선 방류 반대 입장을 고수했는데, 기시다 총리의 설득에 마음을 바꿀지 주목된다. 기시다 총리는 이날 기자들에게 "니시무라 장관이 어민들과 계속 대화해 신뢰가 조금씩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7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계단에서 '후쿠시마 오염수 해양투기 반대 8.12 전국 집중 대회'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안다은 인턴기자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도
기시다 내각이 오염수 방류 시점을 한미일 정상회의 이후에 결정하기로 한 것에는 한국 정부에 대한 배려도 작용했다고 아사히신문은 전했다. 정상회의 전에 방류 시점을 결정한다면 정상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관심이 쏠리면서 난처해질 수 있다고 봤다는 것이다.
아사히는 "내년 4월 총선을 앞둔 윤석열 정부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고려도 한 것으로 보인다"며 "오염수의 해양 방류를 강하게 반대하는 중국에 맞서 한미일 공조를 부각하려는 의도도 있다"고 전했다.
도쿄전력은 지난 7월 초 방류를 위한 최종 절차를 마치고 일본 정부의 방류 시점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도쿄전력은 오염수를 다핵종처리설비(ALPS)로 거른 후 바닷물을 섞어 삼중수소 농도를 일본 기준의 40분의 1(리터당 1,500베크렐) 이하가 되도록 낮춘 뒤 1km 길이의 해저터널을 통해 방류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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