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계비 부풀린 정황, 합천군이 고발
경남 합천영상테마파크 호텔 건립 자금 수 백억 원을 들고 잠적했던 시행사 대표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경찰청은 지난 5일 대전에 있는 한 모텔에서 호텔 조성 사업 시행사인 모브호텔앤리조트 대표 A(57)씨를 검거해 조사 중이라고 6일 밝혔다. A씨는 호텔 조성 사업 자금 250억 원을 들고 도주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업무상 배임 및 횡령)를 받는다.
A씨는 용주면 영상테마파크 내 옛 한세일보 자리 1,607㎡ 부지에 연면적 7,336㎡ 200실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기로 하고 2021년 9월 합천군과 시행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군은 땅을 무상으로 제공하고, 시행사는 호텔을 지어 군에 기부채납한 뒤 20년간 운영권을 갖기로 했다. 사업비는 총 590억 원 규모로 시행사는 40억 원을 투자했다. 나머지 550억 원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을 통해 대출받고, 합천군이 보증을 섰다. 그러나 지난 3월 A씨는 물가 상승 등을 이유로 군에 사업비 증액을 요구했고, 이 과정에서 설계비를 부풀린 정황이 드러나자 4월 말 잠적했다. 대출금 550억 원 중 남은 돈도 263억 원 뿐이었다.
합천군은 A씨가 250억 원을 들고 잠적한 것으로 보고 5월 31일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추적에 나선 경찰은 첩보를 입수해 지난 5일 대전의 한 모텔에서 검거했다. A씨는 3개월 가량 이곳에 머물며 휴대전화를 바꾸는 등의 수법으로 경찰을 따돌려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A씨가 횡령 자금 일부는 이미 사용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세부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수사 중인 사안이라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경찰은 정확한 범행 경위 등을 조사한 뒤 A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