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전쯤 잠정 폐쇄..."한중관계 영향" 시선도
중국 '뤼순 일아(日俄) 감옥 구지(舊地) 박물관'(뤼순감옥 박물관)에서 안중근 의사의 유품과 행적을 소개하는 전시관이 최근 잠정 폐쇄됐다.
1일 뤼순감옥 박물관과 현지 교민들에 따르면, 랴오닝성 다롄시에 위치한 이 박물관의 '국제전사 전시실'이 폐쇄됐다. 국제전사 전시실에는 안 의사의 흉상과 옥중에서 쓴 글씨, 신채호·이회영 등 뤼순감옥에 수감됐던 한국 독립운동가 11명의 행적을 담은 유물들이 보관되어 있다. 이 전시실은 지난 4월 초까지 일반인 관람이 가능했지만 현충일이었던 6월 6일엔 출입할 수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최소 두 달가량 닫혀 있었다는 뜻이다.
뤼순 박물관 측은 "시설 수리·보수"를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박물관에 있는 10여 개의 다른 전시실은 정상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수리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지도 불분명하며 공개된 재개관 일정도 없는 상태다.
일각에선 한중관계 악화가 영향을 끼친 게 아니냐고 의심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4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해협 문제'를 거론해 한중 간 외교적 긴장이 상승했던 때와 폐쇄 시기가 맞아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한국 외교부 당국자는 "박물관을 지은 지 100년이 넘어 보수 공사를 위해 잠시 문을 닫은 것"이라며 "중국 공관에 주재하는 우리 직원이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뤼순감옥은 1902년 다롄을 점령한 러시아가 만든 감옥을 1907년 일제가 확장해 1945년 패망 때까지 사용했다. 1909년 10월 헤이룽장성 하얼빈역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안 의사는 뤼순감옥에 수감된 뒤 일제의 사형 판결로 1910년 3월 순국했다. 한국 국가보훈부(당시 국가보훈처)는 중국의 허가를 받아 이곳에 국제전사 전시실을 설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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