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탕정·공주 월성 입주민들 불안감 호소
내포아파트 보강 완료했지만 불안감 여전
주민들 후속 조치와 엄벌 요구 목소리
"철근이 빠져 구멍이 뚫린 골다공증 아파트 아니냐. 불안하고 무서워서 살 수 없다."
‘철근 누락 공공주택단지’에 포함된 충남 아산 탕정 LH14단지에서 1일 오후 만난 입주민 장경민(30)씨는 "작년 12월 새 집에 들어와 얼마나 좋았는데...1년도 안돼 이게 도대체 무슨 날벼락이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장씨는 그러면서 "입주했을 때부터 집 안에서 소리가 많이 나고, 많이 울렸다. 에어콘 설치 기사분도 많이 울린다고 놀랄 정도"라며 "지금 보니 건물에 철근이 빠져 그런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인천 검단 아파트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를 야기한 철근 누락 아파트에 포함된 충남지역 아파트 입주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국토부가 발표한 철근누락 아파트 15곳 가운데 충남에선 아산 탕정 2-A14(행복 1139가구)와 공주 월송 A4(국민·영구·행복 820가구), 내포 충남도청 이전 신도시 RH11(영구·국민 822가구)등 3곳이나 포함돼 있다.
입주가 완료된 아산시 배방읍 아산탕정2-A14 입주민들은 충격이 특히 컸다. 한 입주민은 "LH가 지은 새 아파트라고 해서 믿고 들어왔는데, 1년도 안 돼 부실하게 지어졌다는 소식을 접하니 정말 기가 막힌다"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이 아파트 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LH와 시공사인 양우건설이 와서 설명회를 했지만, 관리사무실로 입주민들의 문의가 빗발치고 있는 상황"이라며 "수요일(2일)까지 정밀안전점검을 한 뒤 결과를 통지해 준다고 했다"고 말했다.
역시 입주가 완료된 월송 A4 입주민들도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한 입주민은 "뉴스에서 '순살 아파트'라는 말이 나와 속으로 웃기다고 생각했는데, 그게 철근이 누락된 아파트였고, 내가 사는 아파트가 거기에 포함돼 있다니 정말 끔찍하다"고 몸서리쳤다. 그러면서 "불안을 빨리 없애고, 더 이상의 논란이나 불신이 없도록 보강공사를 철저히 하고, 이 과정을 모두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포 RH11 아파트는 LH 측이 지난달 보강공사를 마무리해 안전하다고 하지만, 주민들의 불안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LH는 전체 300여개의 기둥 가운데 13곳에 문제가 있다는 것을 국토부 발표 전 인지하고, 보강공사를 벌여 지난달 26일 마무리했다. LH내포사업단 관계자는 "정밀진단을 거쳐 보강공사를 벌였으며, 추가적으로 보강공사는 필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한 입주민은 "LH의 다른 분양 아파트들은 아무 문제가 없는데 장기임대 아파트만 부실하게 지었냐"며 "사정이 어려운 서민만 또 피해를 입게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토부는 지난달 31일 LH가 발주한 아파트 가운데 지하주차장에 무량판 구조를 적용한 91개 단지를 전수조사한 결과 15개 단지에서 철근이 누락된 게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무량판 구조는 상부의 무게를 지탱하는 보 없이 기둥이 슬래브(콘크리트 천장)를 바로 지지하는 것으로, 기둥도 맞닿는 부분에 하중이 쏠려 기둥 주변에 전단보강근(철근)을 설치해야 한다. 무량판 구조로 지어진 인천 검단 LH 아파트의 지하주차장 붕괴사고도 철근 누락이 원인으로 확인됐다.
원 장관은 지난달 31일 “LH 공공주택을 총괄하는 책임자로서 국민 여러분께 깊이 사과드린다"며 "과거 관행적으로 있던 안전불감증, 그로 인한 부실시공 일체를 비용이 얼마가 들더라도 철저히 조치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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