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활동 침해 막는다' 세종시교육청, 국내 최초 학교변호사 도입

세종시교육청, 변호사 10명 지정
교육계 "교육활동 보호에 큰 도움"

세종시교육청 전경. 한국일보 자료사진

학교와 교사의 교육활동을 보호하기 위한 ‘학교 변호사’ 제도가 국내 처음으로 세종에서 시행된다. 학교와 교사에 대한 학부모의 무리한 요구와 학생의 교권 침해 행위 감소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세종시교육청은 31일 “교육활동 침해 사안이 발생할 경우 교사가 즉각 연락해서 법률 자문을 받을 수 있도록 각급 학교에 학교변호사를 지정했다”며 “8월 1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10명 규모의 전담변호사는 교사가 도움을 요청하면 즉각 법률 자문을 제공한다. 세종시교육청 관계자는 "지역변호사 단체에서 전문성을 갖춘 변호사들을 추천받았다"며 "교육활동 보호에도 관심이 많은 분들"이라고 말했다.

전국 대부분의 교육청은 10여 년 전 학교폭력 문제가 대두하자 법률지원단 등의 형식으로 변호사들과 협력 관계를 구축, 법률 자문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교사들의 교육활동 등 교권 보호 전담 변호사를 둔 곳은 없다. 대부분 산하 교육지원청 학교폭력 관련 사안 처리나 학폭 대책위 구성, 학폭 예방교육 등 학교폭력 관련 업무에 집중돼 있다. 교육부 관계자는 "교사를 포함한 일반인이 법조인의 도움을 받는 게 쉽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교사들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사들도 교권 침해 문제가 대두한 상황에서 학교변호사 제도가 교사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 고등학교 교사는 “학교변호사 존재 자체가 교사들에게 힘이 될 것”이라며 “학부모들의 무분별한 행동과 악성 민원을 줄이는 효과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시교육청은 연초부터 학교변호사제 도입을 추진했다. 교원치유지원센터 관계자는 “학교폭력 문제에 학교경찰이 직접 대응한 것처럼, 학교변호사가 부당한 교권 침해 문제에 직접 자문하면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며 "내년엔 더욱 탄탄한 제도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연말까지 운영한 뒤 평가 등을 거쳐 제도 전반을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민승 기자 msj@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