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그너, 동유럽 전략적 요충지 '수왈키 회랑' 인근에 주둔
"벨라루스 국경수비대로 위장... 폴란드 불안정하게 만들 것"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 편에 섰던 민간용병기업 바그너그룹 병사들이 최근 폴란드의 국경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폴란드 총리는 이들이 불법 이민자로 위장해 나토 국가인 폴란드에 잠입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30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에 따르면, 마테우시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이날 100명이 넘는 바그너 병사들이 폴란드와 리투아니아 국경에 있는 '수왈키 회랑(Suwalki Gap)' 방향으로 이동했다고 밝혔다.
수왈키 회랑은 나토 국가들과 친러 국가 간 경계를 이루는 전략적 요충지다. 나토 국가인 폴란드·리투아니아 국경 약 100km를 연결하고 있으며, 회랑의 양쪽 끝엔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와 러시아 본토로부터 분리된 '칼리닌그라드' 고립 지역이 있다. 현재 나토 관할에 있는 이 지역을 친러 진영이 수복할 경우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이 나토 진영으로부터 육상으로 고립됨과 동시에, '칼리닌그라드'와 벨라루스가 육로로 연결된다.
CNN은 “전문가들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초기 크렘린궁이 칼리닌그라드를 보호하기 위해 이 회랑을 공격할 것이라고 분석했다”고 전했다.
모라비에츠키 폴란드 총리는 바그너 용병이 수왈키 회랑 인근 벨라루스 도시 '그로드노' 주변에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직까지는 수왈키 회랑을 침범하지 않고 친러 국가인 벨라루스 국경 내에 있지만, 점점 서북부로 이동하며 폴란드 국경을 넘을 틈새를 노리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바그너 용병은 벨라루스 국경 수비대로 위장하고 불법 이민자들이 폴란드 영토에 들어가도록 도움으로써 폴란드를 불안정하게 만들 것”이라며 “또 그들 자신이 불법 이민자로 위장해 폴란드에 잠입하려 할 것이고 이는 추가적인 위험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지난달 23, 24일 바그너그룹은 군 지도부를 축출해야 한다며 러시아에 무장반란을 일으켰다가 며칠 만에 철수했다. 이 과정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반란을 멈추는 대신 이들이 벨라루스에 머물도록 허용했다. 이후 이들은 벨라루스군 특수부대와 연합군을 형성하고 폴란드 국경 인근에서 군사 행동을 하며 긴장 수위를 높여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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