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손충당금 증가에도 전년보다 2.4%↑
은행 이자이익 16조... 비판 못 피할 듯
국내 주요 금융그룹이 상반기 대손충당금을 대폭 늘리고도 지난해를 웃도는 역대급 호실적을 거뒀다. 다만 그룹별로는 희비가 극명하게 엇갈렸다.
25, 27일 KB국민·신한·하나·우리금융이 각각 발표한 경영실적에 따르면, 4대 금융지주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총 9조1,824억 원으로 집계됐다. 증권가 전망치(9조2,688억 원)에는 소폭 못 미쳤지만, 지난해 상반기 기록한 역대 최대치(8조9,662억 원)를 2.4% 웃돌았다.
KB금융이 2조9,967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리딩금융’ 자리를 수성했다. 신용 위험 가능성 등을 고려해 대손충당금을 6,000억 원 넘게 쌓고도 2분기(4~6월) 1조4,991억 원의 분기 최대 이익을 거둔 결과다. 반기 기준으로 봐도 역대 최대로, 지난해 상반기(2조6,705억 원)보다 12.2% 증가했다. 상반기 이자이익은 5.2% 늘어 5조7,590억 원에 달했고, 수수료 등 비이자이익은 2조8,978억 원으로 전년 대비 105.5% 급증했다.
하나금융은 상반기 2조909억 원의 순이익을 내 반기 순익 ‘2조 원 클럽’에 합류했다. 충당금을 작년 대비 84.1% 늘려 7,774억 원이나 적립했지만, 상반기 그룹 비이자이익이 1조3,701억 원으로 전년 동기(4,621억 원)의 세 배 가까이 폭증했다. 지주사 설립 이후 반기 최대 실적이다. 관계사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 관련 트레이딩 실적이 좋아지며 매매평가익이 전년 대비 9,014억 원 늘었고, 수수료이익은 9,169억 원 시현했다.
신한금융 상반기 순이익은 2조6,262억 원으로 지난해 대비 2.1% 줄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의 고른 성장으로 영업이익이 증가했지만 보수적 충당금 적립,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에 따른 판매관리비 증가 등 영향으로 당기순이익은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신한금융의 상반기 누적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은 각각 3.3%, 21.5% 늘었고, 충당금을 지난해보다 67.8% 많이 쌓았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누적 순이익이 12.67% 줄어든 1조5,386억 원에 그쳤다. 이자이익은 4조4,130억 원으로 7.5% 늘었지만, 환율 상승에 따른 비화폐성 평가손이 반영되며 비이자이익(6,107억 원)이 22%나 감소했다. 우리은행 역시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액을 64.6% 늘려 손실흡수능력 확보에 나섰다.
‘이자장사’ 비판은 이번에도 벗어나기 어려울 전망이다. 4대 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 총액은 지난해 상반기(15조3,365억 원) 대비 8.6% 늘어난 16조6,594억 원에 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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