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전기차 시장 전략 수익성→점유율"
기아가 세 분기 연속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영업이익 기록을 또다시 갈아 치웠다. 현대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친환경차 등 고부가가치 차종이 꾸준히 팔린 덕이다. 다만 하반기에는 수익성보다 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테슬라 등이 쏘아 올린 '전기차 가격 경쟁'에 동참할 가능성을 열어놨다.
기아는 27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본사에서 경영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을 열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잠정치)이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0% 증가한 26조2,442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영업이익은 52.3% 상승한 3조4,030억 원으로 집계됐다. 매출과 영업이익, 영업이익률, 순이익 모두 역대 최고였던 1분기 실적을 넘어섰는데 영업이익률이 무려 13.0%를 찍으며 글로벌 완성차 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기아에 따르면 재료비 등 각종 비용 증가 상황에서도 분기 최대 영업이익을 찍은 요인으로는 ①판매 확대 ②가격 상승 ③고사양·고가 차량 중심의 믹스(판매 차종 구성) 개선 ④업계 최저 수준의 영업비용 정책 ⑤달러 강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국내에서는 레저용 차량(RV) 중심의 판매 호조세가 이어지고 두 번째 전용 전기차인 EV9 신차 출시 효과 등이 주효했다고 기아는 설명했다.
하반기에도 인기 RV모델 중심으로 판매 확대와 고수익 체계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전기차 시장에서 가격경쟁이 수익성의 변수로 꼽힌다. 주우정 재정본부장(부사장)은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전기차 시장 자체가 도입기를 지나 대중화 시대에 들어가면서 경쟁이 더 치열해지고 있다"며 "앞으로는 전기차 시장서 수익성보다는 시장 점유율을 지키는 데 무게를 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실제 글로벌 시장은 물론 국내에서도 전기차 가격 경쟁에 불이 붙기 시작한 모습이다. 테슬라가 최근 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모델Y를 5,690만 원에 내놓으면서다. 5,700만 원 미만 전기차에 100% 지급되는 보조금 정책을 노린 것이다. 기아로서는 야심 차게 내놓은 대형 전기 SUV EV9의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는 터라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주 부사장은 "필요하다면 가격(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양보해야 할 것"이라며 "내부적으로 어디까지, 어떤 방법으로 할지는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