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과 해방정국의 생활상을 독창적 화풍으로 화폭에 담은 '독학 화가' 오우암 화백이 26일 별세했다. 향년 86세.
한국전쟁으로 부모를 잃고 부산의 한 수녀원에서 보일러공·운전수로 일했던 고인은 50세 이후 독학으로 회화를 배워 자신만의 화풍을 일궈냈다. 안정감을 주는 색상과 기하학적 구도, 단순한 선의 유화로 격변기 서민의 삶과 생활공간을 따뜻한 시선으로 표현했다.
기차역 주변을 배회하며 일거리를 찾던 한쪽 다리를 잃은 상이군경, 어린아이를 등에 업은 어머니, 새벽 통학열차를 타려는 학생 등이 그의 그림의 주인공이었다. 그는 밤거리 극장 근처, 철길 건널목 등을 그리기도 했다.
1994년 수녀원을 나온 그는 50대 중반의 나이에 하루 18시간씩 그림에 매달리며 자신만의 예술세계를 구축했다. 정규 미술교육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타고난 재능과 부단한 노력으로 극복했다. 2000년 첫 개인전을 열었으며 2022년 부산비엔날레에 참여하기도 했다. 빈소는 경남 진주 한일병원 장례식장. 발인 28일 오전 8시 30분. 장지는 경남 함양군 백전면이다. (055) 756-9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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