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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이 45%' 저임금 경력단절 여성들 쥐어짜는 콜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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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직이 45%' 저임금 경력단절 여성들 쥐어짜는 콜센터

입력
2023.07.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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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방광염·통증 등 아파도 못 쉬는 경우 40%
우울 등 정신적 질환은 일반 노동자 10배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18년 차 콜센터 노동자인 김현주(왼쪽)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열린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에서 18년 차 콜센터 노동자인 김현주(왼쪽)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이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콜센터에서 일하는 여성 중에는 싱글맘과 가장도 많은데, 월급은 200만 원 남짓입니다. 화장실도 관리자 허락 맡고 다녀와야 하고, 고객 폭언 등으로 업무 스트레스도 크죠. 18년 동안 콜센터에서 일하면서 자궁질환과 방광염으로 고생하거나 여성 암으로 일터를 떠나는 동료도 많이 봤습니다. 건강권 문제, 더는 미룰 수 없습니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

콜센터 노동자들이 최저임금에 준하는 저임금에, 쉴 시간은 보장받지 못하고, 1년 단위 계약을 반복하며 고용 불안정에 시달린다는 실태조사 결과가 나왔다. 법정 휴게시간인 점심시간 1시간도 제대로 못 쉬는 경우가 40%에 달했다.

민주노총은 26일 기자회견을 열고 '2023년 콜센터 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1,280명의 콜센터 노동자 설문조사 결과 정규직이 55%, 계약직이 45%였다. 계약직 넷 중 셋(74.4%)은 1년 단위 계약을 체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임금은 세후 220만 원으로, 지난해 비혼 단신 근로자 생계비인 241만 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었다.

김현주 공공운수노조 대전지역일반지부 수석부지부장은 "하나은행은 1년도 아니라 6개월 단위 계약을 하고 국민은행은 실적 미달 시 계약 해지 사유가 된다"며 "콜센터 노동자들이 실적 압박을 느끼는 것은 성과급제에 따른 월급 문제도 있지만 고용 불안정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93%가 여성이었다. 특히 40대 여성이 60% 정도 됐는데, 평균 근속 연수가 5년 안팎인 점을 볼 때 경력단절 여성이 콜센터 노동자로 많이 취업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콜센터 노동자들은 방광염, 성대결절, 정신질환, 근골격계 질환(허리 통증) 등에 시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고객의 전화를 놓치지 않고 받아야 하다 보니, 마음 놓고 화장실에 갈 수 없고, 온종일 말해야 하며, 갑질하는 고객들의 폭언·모욕 등으로 정신적 스트레스도 상당한 탓이다. 허리 통증, 만성피로를 겪는 경우가 셋 중 두 명꼴이었고, 우울 등 정신적 질환을 겪은 비율도 31%에 달해 일반 노동자 평균(우울 2.4%·불안 3.1%)의 10배 수준이었다.

그러나 응답자 40%는 지난해 아파도 병가나 연차를 내지 못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노동자 평균(17%)의 2배를 뛰어넘는 수치다. 아파도 못 쉰 이유로는 '관리자에게 밉보일까봐'(26.7%), '소득이 줄어들까봐'(25.2%), '동료가 힘들어지니까'(24.1%), '회사가 못 쓰게 해서'(13.1%) 등의 이유가 꼽혔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26일 오전 서울 중구 민주노총에서 콜센터 노동자들이 2023년 콜센터노동자 건강권 실태조사 결과 발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뉴시스


최나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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