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한전 책임 전체 20%로 제한"
정부 등 "과실 책임 더 따져봐야"
또 법정공방… 이재민 보상 지연
지난 2019년 축구장 1,700개 면적(1260㏊)를 잿더미로 만든 강원 고성, 속초 산불의 원인을 제공한 한국전력의 배상 책임을 60억 원(전체 재난지원금의 20%)으로 판단한 1심에 불복해 정부가 항소했다. 또다시 법정공방이 불가피해 산불피해 주민들에 대한 보상이 늦어지게 됐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행정안전부와 강원도, 고성군, 속초시는 지난 21일 춘천지방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5일 춘천지법에서 열린 행안부와 강원도 등이 한전을 상대로 낸 비용상환청구소송에서 한전의 책임을 전체 재난지원금 300억 원 중 60억 4,497만원(20%)으로 결정한 데 불복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전신주 하자와 대형산불의 인과관계를 인정해 한전을 원인제공자로 보면서도, 한전이 자체적으로 손해액을 계산해 피해보상금(약 562억 원)을 지급한 점을 감안해 구상권에 따른 비용상환 책임을 20%로 결론냈다. 당시 법조계 안팎에선 한전이 일부 승소한 판결이란 분석이 나왔다. 이 소송의 항소장 제출 시한은 27일까지였다.
이에 정부와 지자체는 이번 소송이 산불 재난지원금에 대한 첫 구상권 청구인 만큼, 사법부의 최종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에서 항소를 선택했다는 입장이다. 강원도 관계자는 "유사한 소송의 선례가 될 수 있어 과실 책임 등에 대해 법리적 판단을 더 받아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한전이 이미 지급한 이재민 보상금을 제외한 나머지 400억 원 집행이 또 보류될 전망이다. 재난이 발생한 지 4년이 넘도록 보상문제를 매듭짓지 못하게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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