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로 영양실조…대서양 폭풍도 영향?
환경단체 "어류 남획과 기후 변화 때문"
남미 우루과이 연안에 죽은 펭귄 수천 마리가 밀려와 정부가 원인 조사에 나섰다고 24일(현지시간)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우루과이 일간지 ‘엘옵세르바도르’ 등에 따르면, 환경당국은 이달 중순 수도 몬테비데오에서 로치 지역까지 남동부 200㎞ 해안가에서 열흘간 약 2,000마리의 마젤란 펭귄이 죽은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마젤란 펭귄은 남반구 기온이 크게 떨어지는 7,8월이면 먹이를 찾아 수십 만 마리가 북쪽 해안으로 이동하는 습성이 있다. 헤라르도 에비아 우루과이 국립생태원장은 “마젤란 펭귄은 아르헨티나 남부의 파타고니아 지역에 둥지를 틀고, 겨울이 되면 조금 더 따뜻한 브라질 남부나 중부로 수천㎞를 헤엄쳐 이동한다”며 “다시 둥지로 돌아오는 경로 중간에 우루과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때 이동 중 먹이를 제때 섭취하지 못해 영양실조로 죽는 개체도 적지 않은데, 환경당국은 이번 달 해안가에서 발견된 사체들도 이와 같은 사례로 보고 있다. 우루과이 생태원 확인 결과 이번에 수습된 펭귄 사체도 지방층이 크게 감소한 상태였다고 현지 매체들은 전했다. 우루과이 생태원 측은 지난주 대서양에서 관측된 강한 폭풍 때문에 더 많은 개체가 타격을 입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일각에서 제기됐던 ‘조류 인플루엔자설’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우루과이 생태원이 사체 샘플들을 대상으로 조류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살폈지만 모두 ‘음성’ 결과가 나왔다.
일부 환경단체는 불법 조업 때문에 먹이가 줄어든 것이 떼죽음의 원인이라고 주장했다. 펭귄뿐 아니라 최근 물고기와 새, 거북 등 약 5,000마리의 동물이 죽은 채 발견돼 먹이 생태계 파괴가 심각하다는 것이다. 리처드 테소레 'SOS 해양동물구조단' 단장은 “동물들, 특히 펭귄은 대부분 매우 마르고 연약한 상태에서 죽었는데 최근 몇 년간 이런 상태의 사체가 부쩍 늘었다”며 “먹이가 되는 물고기에 대한 남획과 기후 변화가 그 원인”이라고 말했다.
당국은 환경단체의 주장을 일부 긍정하면서도, 이번 달 관측된 떼죽음의 원인이라 단정 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에비아 우루과이 생태원장은 “해당 요소가 펭귄에 문제를 일으킬 수는 있지만, 결정적 원인으로 볼 순 없다”며 “우리는 단순히 (펭귄의 주식인) 멸치가 남획으로 갑자기 줄었다는 견해를 뒷받침할 만한 데이터를 갖고 있지 않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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