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젯' 이후 3년 만에 영화 '비공식작전' 개봉
"모로코서 4개월 촬영 진심 관객에게 전해지길"
여전했다. 답변은 막힘이 없었다. 중간중간 유머가 끼어들었다. “‘비공식작전’이 ‘미션 임파서블’이나 ‘아이언맨’보다 더 재미있다”고 힘주어 말하다가도 “어디까지나 제가 보기엔”이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24일 오후 서울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난 배우 하정우는 시종 유쾌했다. 그는 새 영화 ‘비공식작전’의 개봉(다음 달 2일)을 앞두고 있다. '비공식작전'은 하정우가 '클로젯'(2020)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영화다.
‘비공식작전’은 1980년대 후반 레바논에서 실제로 발생했던 한국 외교관 납치사건을 소재로 한다. 하정우는 피랍 외교관 구출이라는 비밀 임무 수행을 위해 레바논으로 파견된 외교관 민준을 연기했다. 민준이 레바논에서 우연히 맞닥뜨린 한국인 택시기사 판수(주지훈)와 대립하고 협조하면서 임무를 완수해 가는 과정이 132분 동안 스크린에 펼쳐진다. 이국의 풍광, 배우들의 연기 앙상블, 여러 차례 등장하는 액션 장면 등이 볼거리다. 영화 ‘끝까지 간다’(2014)와 ‘터널’(2016) 등을 연출한 김성훈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제작비(마케팅비 제외)는 100억 원대 후반으로 추산되며 '밀수'와 '더 문', '콘크리트 유토피아'와 함께 여름시장 한국 영화 '빅4'로 꼽힌다.
하정우와 ‘비공식작전’과의 인연은 2018년 추석 무렵으로 거슬러 간다. 김성훈 감독이 명절인사를 겸해 전화를 해 오면서다. 김 감독은 “한 인물이 외교관을 구출하는 내용”이라며 영화를 간략히 소개했고 하정우는 시나리오를 읽지 않고도 출연을 결심했다. 하정우는 “‘터널’에 출연하면서 김 감독과는 힘을 합치면 뭐든 해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이 있었다”고 말했다. “비극적인 원작 소설과 달리 (해피 엔딩으로 끝난) ‘터널’을 통해 영화적 재미를 만들어내고 이를 확장해내는 과정을 경험했기 때문”이다.
촬영은 쉽지 않았다. 당초 2020년 3월 모로코에서 크랭크인하려 했으나 코로나19로 무산됐다. 2년이 지난 지난해 5월 촬영을 재개하려 할 때도 변이 유행으로 발목이 잡힐 뻔했다. 다행히 모로코 정부가 입국 허가를 내려 촬영이 가능했다. 촬영 기간 중에는 모든 배우와 스태프가 출국하지 않는다는 조건이었다. 하정우는 “모로코 들어갈 때 작전 수행하는 기분이라 민준이 레바논에 입국할 때 심정을 느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모로코에서는 4개월 동안 머물렀다. 탕헤르와 카사블랑카 등을 돌며 촬영했다. 하정우는 “4개월 내내 틈날 때마다 차량 추격장면을 찍었고 그중 가장 좋은 장면을 선택해 영화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후반부 민준이 건물들 옥상에서 무장단체원에게 쫓기는 장면은 1개월 동안 충북 옥천군에 세트를 따로 지어 촬영했다. 하정우는 “10m 정도 이동하는 장면만 며칠 걸렸다”며 “‘잔혹한 재미’가 있었던 현장”이라고 돌아봤다. 그는 “저희가 최선을 다해서 한 땀 한 땀 만들었다는 성취감이 있는 영화”라며 “영화에 고스란히 담긴 저희 마음이 관객에게 잘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하정우의 다음 작업은 영화 ‘로비’ 연출이다. ‘허삼관’(2015) 이후 세 번째 연출작이다. 하정우는 “새로운 작품을 기다리기보다 제가 나서서 기획해보자는 생각”이라며 “기존 상업영화와 다른 작품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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