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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땅에 축구장 1200개 규모 '텐트 도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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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만금 땅에 축구장 1200개 규모 '텐트 도시' 만들었다

입력
2023.07.24 04:30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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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잼버리 개막 열흘 앞둔 새만금 부지 가보니]
5만 수용 가능 캠프장, 소방서·경찰서·병원 건립
7시간 내 물 전부 뺄 수 있는 ‘빗물 터널’도 설치
K-POP 콘서트·곡예 비행… 다채로운 문화 행사

전북 새만금에서 전 세계 156개국, 4만3,352명이 참여하는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린다. 20일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가 야영장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부안=김진영 기자

전북 새만금에서 전 세계 156개국, 4만3,352명이 참여하는 '2023 새만금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 대회'가 열린다. 20일 잼버리 조직위 관계자가 야영장을 가리키며 설명하고 있다. 부안=김진영 기자

“도시 하나를 새로 건립하는 거나 다름없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 20일 전북 새만금에서 만난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조직위원회(조직위)’ 관계자가 호기롭게 외쳤다. 이곳에선 내달 1일부터 12일까지 제25회 세계 스카우트 잼버리가 열린다. 156개 나라에서 4만3,352명이 참가하는 역대 최대 규모로 치러질 예정이다. 새만금 잼버리 부지는 8.84㎢ 면적으로 여의도의 약 3배, 축구장 1,200개를 합쳐놓은 크기다. 행사를 약 열흘 앞두고 방문해 보니 세계 각국 손님을 맞기 위한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도시 하나 세우는 셈"

잼버리 야영장은 인근 부안댐을 연결해 이동식 화장실 330개, 샤워장 300개, 급수대 125개를 갖췄다. 20명이 동시 사용 가능한 간이 급수대가 마련돼 있다. 부안=김진영 기자

잼버리 야영장은 인근 부안댐을 연결해 이동식 화장실 330개, 샤워장 300개, 급수대 125개를 갖췄다. 20명이 동시 사용 가능한 간이 급수대가 마련돼 있다. 부안=김진영 기자

세계 잼버리가 한국에서 개최되는 건 1991년 강원 고성 대회 이후 32년 만이다. 한국 스카우트 운동이 시작된 지 100년이 지난 시점에 열리는 국제 대회라 상징성이 크고,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 진행되는 국제 행사이기도 하다. 대회 기간 동안 만 14~17세의 청소년 스카우트 대원 외에도 보조 진행요원, 일반 관광객까지 7만여 명이 새만금을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북 부안군 전체 인구(5만 명)보다 많은 숫자의 방문객을 수용하기 위한 각종 시설물이 위용을 드러냈다.

일단 2,000명이 묵을 수 있는 25개의 서브캠프장이 눈에 띄었다. 캠프장은 형형색색의 천막과 간이 식수대, 인터넷 통신망 등으로 채워졌다. 이 밖에도 소방서, 경찰서, 병원은 물론 9개의 종교 시설이 들어선다. 이동식 화장실 330개, 샤워장 300개, 급수대 125개가 마련되고, 부안댐과 야영장을 연결하는 상ㆍ하수도망까지 갖췄다. 도시 하나가 만들어지는 거나 마찬가지란 조직위 관계자 말은 과장이 아니었다.

폭염·폭우·해충 대비 구슬땀

폭우 피해 예방을 위해 설치된 저류지. 100개의 저류지가 7시간 안에 야영장 전체 물을 빼낸다. 부안=김진영 기자

폭우 피해 예방을 위해 설치된 저류지. 100개의 저류지가 7시간 안에 야영장 전체 물을 빼낸다. 부안=김진영 기자

조직위가 무엇보다도 심혈을 쏟는 것은 자연재해 대비다. 잼버리 야영장은 애초 농업 용지로 조성된 탓에 물 빠짐이 원활하지 않아 이전부터 침수 우려가 제기됐다.

이에 대비해 야영장 내 가로ㆍ세로 15m, 깊이 1.5m의 인공 구덩이를 만들었다. 일종의 저류지(빗물을 저장하는 시설)로 각 구덩이엔 수도 호스와 물을 끌어올리기 위한 펌프가 두 개씩 설치됐다. 폭우가 쏟아지면 펌프는 구덩이에 들어찬 물을 끌어올려 배수로와 서해 바다로 퍼 나른다. 이렇게 각 서브캠프장마다 4개씩 100개에 달하는 ‘간이 빗물 터널’을 보유하고 있다. 이 빗물 터널은 이번 폭우 때 침수 방지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게 조직위 설명이다. 전북에선 지난 13일부터 닷새간 500㎜에 달하는 물 폭탄이 쏟아졌지만, 이날 찾은 야영장은 일부 땅이 축축해진 걸 빼곤 침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었다. 지난 5월 어린이날 연휴 때 사흘간 내린 비로 야영장 전체가 거대한 물바다가 돼 3일 동안 잠겨 있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조직위 관계자는 “저류지를 가동하면 최대 7시간 안에 야영장 전체 물을 퍼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폭염과 해충 피해 예방에도 집중하고 있다. 바다를 메워 만든 잼버리 부지는 산이나 숲 없이 개방돼 있어 한낮 일조량이 많은 편이다. 행사 기간 대형 천막 21동과 그늘 텐트 1,800개를 설치하고 곳곳에 선풍기를 비치할 계획이다. 폭 6m, 높이 4.5m의 그늘 터널도 만들었다. 칡과 머루, 등나무 등 각종 덩굴 식물로 터널을 만들고 내부엔 안개 분사 시설을 설치했다. 또 모기 유충 제거를 위해 드론 방제를 추진하고 모기 서식지가 될 수 있는 인근 하천을 정비 중이다.

전북 전체가 축제장으로 변모

8월 12일까지 펼쳐지는 대회 기간엔 전북 전역에서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가 계속된다. 잼버리 야영장 조감도. 잼버리조직위 제공

8월 12일까지 펼쳐지는 대회 기간엔 전북 전역에서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가 계속된다. 잼버리 야영장 조감도. 잼버리조직위 제공

대회 기간엔 전북 전역에서 다양한 문화ㆍ체험 행사가 펼쳐진다.

백미는 8월 6일 ‘문화교류의 날’이다. 이날 오후 1시 30분부터 2시까지 잼버리 야영장 상공에선 대한민국 공군 곡예비행팀 블랙이글스의 전투기들이 공중 곡예 기동을 선보인다. 또 같은 날 오후 8시 한류를 대표하는 국내외 아이돌이 출연하는 ‘K-POP 콘서트’가 열린다.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부시크래프트’ ‘개척물 만들기’ '화랑어워드’ ‘워터슬라이드’ ‘승마’ ‘열기구’ ‘클라이밍’ 등 143개에 달하는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다. 일반 관람객들을 대상으로 하는 푸드콘, 레드콘(전북콘텐츠융합진흥원 사업과 연계한 공연), 버스킹 등 공연 프로그램과 청자문화 기행, 템플스테이, 국립공원과의 만남 등 각종 문화교육 행사도 마련됐다. 푸드 하우스와 체험관을 통해 세계 30여 개국의 전통 음식을 맛볼 수 있고 지역 문화도 체험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전북 각 시ㆍ군은 잼버리와 연계한 30여 가지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잼버리를 가상공간에서 체험 가능한 ‘잼버리 메타버스’도 즐길 수 있다. 조직위 관계자는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자신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잼버리를 만들어가고, 잼버리를 통해 자신의 꿈을 그려갈 수 있는 대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부안= 김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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