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사망한 서초구 교사 추모에
학부모 "아이들 상처, 언급 자제해달라"
누리꾼 "추모조차 학부모 눈치 봐야 하나"
A씨가 자신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 두 번째 이미지로 올린 서울 서초구 초등학교 사망 교사에 대한 추모 리본(왼쪽). 이 이미지를 올린 직후 한 학부모가 A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 온라인커뮤니티 캡처
한 교사가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에서 사망한 교사를 추모하는 이미지를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에 올렸다가 학부모로부터 항의를 받았다고 전했다.
현직 교사로 추정되는 A씨는 20일 오전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서초 교사를 추모하는 이미지와 함께 “(이 이미지를) 카톡 프로필 두 번째 사진으로 바꿨는데 바로 (학부모로부터) 문자가 왔다”는 글을 올렸다. A씨가 프로필 사진에 올린 이미지는 커다란 검은색 리본 아래 ‘23.07.18 꽃다운 나이에 세상을 떠난 선생님께 마음 깊이 애도를 표합니다.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글이 적혀 있다.
A씨는 학부모의 메시지도 공개했다. 학부모는 “선생님의 프로필 사진이 학생들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 같다. 아이들 어린데 선생님의 행동 하나하나가 다 큰 영향을 준다는 거 아시죠”라며 “아직 사실관계도 판명나지 않은 일로 이렇게 추모한다는 걸 드러내는 건 아닌 것 같아서 연락드렸다”고 적었다. 이어 “아이들이 상처받을 수 있으니 언급 자제 부탁한다”고 덧붙였다. 이 메시지는 이날 오전 7시 38분 전송됐다.
18일 1학년 담임교사가 사망한 서울 서초구의 초등학교 정문 앞에 20일 전국의 교사들이 보낸 100여 개가 넘는 화환이 놓여 있다. 최주연 기자
이에 누리꾼들은 “사실관계가 밝혀지지 않은 것과 추모가 무슨 상관인지 모르겠다”, “교사가 교사를 추모하는데 왜 학생들한테 안 좋다는 건지 이해가 안 간다”는 반응이 많았다. 또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 sns까지 학부모가 건드리나”, “교사의 죽음은 추모조차 학부모의 눈치를 봐야 하는 건가요”라는 의견도 있었다.
앞서 서울 서초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지난 18일 1학년 담임교사가 숨진 채 발견됐다.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중심으로 학부모의 악성 민원이 사망 원인이라는 의혹 등이 제기됐고, 학교 측은 "SNS나 인터넷 등을 통해 여러 이야기들이 사실확인 없이 떠돌고 있다"며 의혹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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