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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숏폼'만 먹힌다? 요즘은 '한시간 무편집' 콘텐츠가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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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는 '숏폼'만 먹힌다? 요즘은 '한시간 무편집' 콘텐츠가 뜬다

입력
2023.07.25 16:05
수정
2023.07.25 16:18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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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 최소화·60분 남짓 긴 콘텐츠 인기
"콘텐츠 통째로 올려달라" 요청도 줄이어
라이브 방송 묘미에 반해…스타와 한층 더 가까이

"너무 편집을 열심히 해서 매 순간이 재미있으면 오히려 안 본다. 시청자들이 부담 없게 오래 보게 하려면 보다가 놓쳐도 아깝지 않은 콘텐츠여야 한다."

웹툰 작가이자 유튜브 채널 구독자 223만 명을 보유한 침착맨(이말년)이 나영석 PD에게 유튜브 콘텐츠에 대해 한 조언이다. "하버드 가서 강의할 생각 없어요? 세상에 없던 이론인데?"라는 나 PD의 반문처럼 기존 예능 프로그램 문법과는 전혀 다른 침착맨의 이론은 실제로 유튜브 세상에서 통하고 있다.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출연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콘텐츠 핑계고의 한 장면. 조회수가 4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유튜브 캡처

김은희 작가와 장항준 감독이 출연한 유튜브 채널 '뜬뜬'의 콘텐츠 핑계고의 한 장면. 조회수가 400만 회를 훌쩍 넘겼다. 유튜브 캡처

담백하지만 긴 분량의 유튜브 콘텐츠가 뜨고 있다. 유재석이 지인들과 마주 앉아 수다를 떠는 유튜브 채널 '뜬뜬'의 핑계고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60분을 넘는다. 대화는 거의 편집되지 않고 자막도 별로 없다. 하지만 반응은 뜨겁다. 최다 472만 회 조회수(25일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댓글엔 "24시간 틀어 놓고 싶다"는 요청이 잇따른다. '채널 십오야'의 '나영석(PD)의 나불나불'도 평균 30분 이상 같은 앵글의 화면만 나오는데도 조회수는 450만 회(이서진 출연 회차)를 기록 중이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코너인 '나영석의 나불나불'에 배우 이서진이 출연해 수다를 떨고 있다. 이 콘텐츠는 같은 앵글로, 거의 30분에 가까운 분량을 수다만 떠는 포맷인데도 몇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에서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코너인 '나영석의 나불나불'에 배우 이서진이 출연해 수다를 떨고 있다. 이 콘텐츠는 같은 앵글로, 거의 30분에 가까운 분량을 수다만 떠는 포맷인데도 몇백만 조회수를 기록하는 중이다. 유튜브 캡처

'숏폼'(짧은 길이의 콘텐츠)만 먹히는 줄 알았던 유튜브 세상에서 긴 분량의 콘텐츠인 '맥시멈' 콘텐츠가 왜 통할까. 답은 '맥시멈' 콘텐츠 성격에 있다. '맥시멈' 콘텐츠는 대부분 라이브 방송 형식이다.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 세대)에게 라이브 방송이란 언제 어디서든 일상을 공유하고, 소통할 수 있어 익숙한 콘텐츠. 코로나 팬데믹을 지나며 비대면이지만 마치 대면하듯 서로 소통하는 플랫폼과 더 가까워진 측면도 있다.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콘텐츠 중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사이렌 제작진이 출연한 회차 캡처. 유튜브 캡처

유튜브 채널 '채널 십오야' 콘텐츠 중 나영석 PD가 진행하는 라이브 방송에서 사이렌 제작진이 출연한 회차 캡처. 유튜브 캡처

짧고 강렬한 자극은 두 가지 성격을 가졌다. 순간적으로 충격을 줄 수는 있어도 장기적으로는 시청자를 질리게 한다. 그냥 틀어 놓으면 그만인 라이브 방송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로 자리 잡은 셈이다. 특별한 미션을 수행하지 않아도 돼 스타들도 부담 없이 출연한다. 오히려 다른 콘텐츠보다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한다. 초기 유재석의 지인들로 꾸려졌던 핑계고에는 다른 콘텐츠에선 보기 힘든 스타들이 나와 입소문을 타는 중이다. SBS 드라마 '악귀'의 김은희 작가나 방탄소년단(BTS) 지민·슈가 등이 출연했다. 시청자들은 스타와 일상을 공유하는 기분으로 '맥시멈' 콘텐츠를 즐기는 셈이다. 정덕현 대중문화 평론가는 "라이브 방송 형식의 콘텐츠는 스타의 일상적인 이야기가 주를 이루면서 시청자가 그 시간을 공유하는 느낌을 갖게 한다"면서 "콘텐츠 특성상 라이브의 묘미를 살리되 돌발 상황에 얼마나 노련하게 대처하느냐도 중요해 출연진의 매력과 진행 능력 역시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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