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상 여파로 0.243 저조한 성적 남겨
"전반기 막판 기대감 갖고 마무리"
그라운드 밖에서는 '선행 홈런'
"금전 이익 보려고 한국 온 거 아냐"
“이제 (시즌이) 두 달 반 정도 남았는데, 좌우를 돌아볼 시간이 없다. 모든 걸 쏟겠다.”
SSG 베테랑 타자 추신수(41)가 2년 연속 우승을 위해 후반기 전력 질주를 예고했다. 다사다난했던 전반기 아쉬움을 뒤로하고 오직 앞만 보고 투혼을 불사르겠다는 각오다.
17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만난 추신수는 “가족들과 한국에서 시즌 중 처음으로 올스타 휴식기에 잘 쉬고 왔다”면서 “쉬는 동안 야구 생각을 안 하려고 했는데 후반기 첫 상대가 (선두 다툼을 하는) LG다. 정말 중요한 시리즈이기 때문에 LG와의 3연전을 어떻게 준비할까 생각했다”고 밝혔다.
21일 재개하는 후반기 첫 3연전은 중요한 승부처다. 2위 SSG는 1위 LG와 2.5경기 차라 세 경기를 싹쓸이하면 선두 탈환도 가능하다. 올해 LG를 상대로 타율 0.083로 약했던 추신수가 공격의 활로를 뚫어야 한다. 추신수는 “이제 예열의 시간은 끝났다”며 “안 아픈 게 우선이고, 할 수 있는 걸 다 해내야 한다. 큰 목표는 우승”이라고 강조했다.
전반기 동안 추신수의 성적은 타율 0.243에 7홈런 20타점 33득점에 그쳤다. 최대 장점인 출루율도 4할(0.394)을 밑돌았다. 발목 부상 여파로 고전했고, 타격 부진도 겹쳐 자청해 2군을 다녀오기도 했다. 추신수는 “전반기에 부상도 있었고, 부족했다.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기대치가 높다 보니까 아쉽다”면서 “그래도 전반기 막판에 좋은 모습이 나와 후반기에 좋은 일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갖고 마무리했다”고 돌아봤다.
추신수의 2군행은 당시 큰 화제였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이 감독과 상의 후 2군을 자청해 내려간 건 무척 이례적이다. 추신수는 “미국에서는 더 밑으로도 내려가 봤고, 원래 밑바닥부터 시작했다”며 “많은 분들이 ‘자존심 상하지 않냐’고 묻는데, 더 멀리 뛰려고 잠깐 움츠렸던 거라 자존심 상한다든지, 커리어에 흠집이 난다든지 그런 건 전혀 없다”고 했다.
그라운드 밖에서는 ‘선행 홈런’을 쳤다. 5월 중 하반신 마비를 겪은 격투기 선수 김동현(활동명 마동현)의 재활 치료비 전액을 남몰래 지원한 사연이 김동현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고, 외부에 알려진 기부 금액만 20억 원이 넘는다. 또 자신의 이름을 딴 생수 ‘추신수’ 판매 수익금은 전액 유소년 야구 육성을 위해 사용하기로 했다.
추신수는 “아내가 농담으로 ‘한국 와서 돈 내고 야구한다’고 하더라”면서 웃은 뒤 “한국에 금전적인 이익을 보려고 온 게 아니다. 야구로 많은 걸 받은 만큼 조금씩 돌려드리려고 한다. 나보다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희망했다.
어느덧 불혹도 넘겼지만 추신수는 아직 ‘마지막’을 생각하지 않았다. 그는 “사람 마음은 환경과 상황에 따라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마지막을 정해 놓고 있지는 않다”며 “그라운드에서 동료들과 어울리는 자체가 즐겁다”고 설명했다. 이어 “30년 넘게 야구를 하면서 나이가 들었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올해는 좀 느낀다. 아프면 못 하겠더라. 그것 말고는 야구를 대하는 감정은 변함이 없다”고 덧붙였다.
다만 야구를 당장 그만두더라도 후회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추신수는 “메이저리그에서 좀 더 좋은 선수가 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야구 선수로서 한 경기를 위해 쏟아붓는 마음과 열정에 대해선 누구보다 자부심이 있다. 야구를 지금 그만둔다고 해도 크게 아쉬울 것 같지는 않다”며 “마음 같아서는 죽을 때까지 야구를 하고 싶지만 은퇴해도 웃으면서 살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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