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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부총통 방미 앞두고... '사상 최다' 중국 군함 16척, 대만해협서 기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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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부총통 방미 앞두고... '사상 최다' 중국 군함 16척, 대만해협서 기동

입력
2023.07.18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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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16척 포착... 펠로시 대만 방문 때보다도 많아
"대만 봉쇄 상정한 중국군 훈련 상시화 정황" 분석
내달 라이칭더 부총통 방미... 대만해협 긴장 또 고조

중국 해군 장병이 망원경으로 대만해협을 기동하는 대만 해군 함정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이 사진을 공개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 해군 장병이 망원경으로 대만해협을 기동하는 대만 해군 함정을 감시하고 있다. 중국군은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으로 미중 간 긴장이 고조됐을 때 이 사진을 공개했다. 신화 연합뉴스

중국이 최근 대만해협에 대한 군사력 투입 수위를 바짝 끌어올리고 있다. 지난 주말 대만해협 인근에서 24시간 동안 역대 최다인 16척의 군함을 기동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 봉쇄를 상정한 중국군의 훈련이 상시화하고 있음을 보여 주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대만 차기 대권주자인 라이칭더 부총통의 내달 미국 방문 계획까지 맞물리면서 대만해협의 전운이 다시 고조되는 모습이다.

17일(현지시간) 미국 CNN방송 등에 따르면, 대만 국방부는 지난 14일 오전 6시~15일 오전 6시 중국 해군 함정 16척이 대만해협 인근에서 기동하는 모습을 포착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당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에 반발, 중국군이 대규모 대만 봉쇄 훈련에 나서며 하루 14척의 군함을 동원했던 종전 기록을 깬 것이다. 올해 4월 차이잉원 대만 총통이 중미 순방길에 미국 본토를 경유했을 때에도 중국은 일일 기준 12척만을 보냈다.

"대만 침공 대비 리허설 늘리는 중"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이 실시되고 있던 지난해 8월 4일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중국군 헬기가 관광객들의 머리 위로 비행하고 있다. 핑탄=AFP 연합뉴스

중국군의 대만 봉쇄 훈련이 실시되고 있던 지난해 8월 4일 대만과 인접한 중국 푸젠성 핑탄섬에서 중국군 헬기가 관광객들의 머리 위로 비행하고 있다. 핑탄=AFP 연합뉴스

사실 이전에도 중국은 미국 등 서방 유력 인사가 대만을 방문할 때마다 전투기를 동원해 대만 방공식별구역(ADIZ)을 넘나들게 하는 등 무력시위를 펴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선 군용기뿐 아니라 해군 전력의 대만해협 출몰이 부쩍 잦아지고 있다. 타이완뉴스 등은 이달에만 군용기 260대와 군함 105척의 중국 전력이 대만 주변에서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군사적 도발 명분이 딱히 없는 평상시에도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해 대만을 위협하고 있다는 얘기다.

칼 슈스터 전 미 태평양사령부 합동정보센터 작전국장은 "어떤 순간을 대비한 군사 리허설(연습)을 늘리고 있는 것"이라며 "그 순간이란 대만 침공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과거의 군사력 동원이 위력 시위에 가깝다면, 이제는 대만 봉쇄가 목적인 실전 연습 성격이 짙어졌다는 뜻이다. 콜린 코 라자라트남 국제학대학원 선임연구원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중국군은 최근 몇 년간 공군력으로 대만 공군 전력을 지치게 해 왔는데, 지금은 해군 함정으로 대만군을 압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링컨 "라이칭더 방미, 도발 구실 삼지 말라"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부총통이 지난 12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방문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과 악수하고 있다. 파라과이는 남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를 맺은 국가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라이칭더(오른쪽) 대만 부총통이 지난 12일 대만 수도 타이베이를 방문한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과 악수하고 있다. 파라과이는 남미 지역에서 유일하게 대만과 수교를 맺은 국가다. 타이베이=AP 연합뉴스

라이 부총통의 방미 계획도 대만해협 긴장감을 더하고 있다. 그는 다음 달 15일 산티아고 페냐 파라과이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식 참석 길에 미국을 들를 예정이다. 중국은 대만 집권당이자 독립주의 성향이 강한 민진당 소속인 라이 부총통의 집권 가능성을 경계하고 있다. 지난달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의 방중을 계기로 미중 간 대화 분위기가 조성됐다 해도, '대만 미래 권력'의 방미를 중국이 군사적 수단을 활용한 반발 없이 그냥 지켜보기만 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블링컨 장관도 이를 의식한 듯, 이날 "지난 수십 년간 10명의 대만 부총통이 미국을 다녀갔다"며 "중국은 라이 부총통의 미국 경유를 도발적 행동의 구실로 삼을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 반면 중국 외교부는 전날 정례브리핑에서 "중국은 대만 독립·분열 세력의 공식 교류를 단호히 반대한다"고 경고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중국이 내년 1월 대만 총통 선거를 앞두고 대만 내 반중 여론 고조를 피하기 위해 무력시위 수위를 나름대로 조절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베이징= 조영빈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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