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방부 "전략적 해상통로 수호가 목표"
중 군함 5척·군용기 20대... 러도 비슷한 규모
중국군과 러시아군 합동 전력이 '동해'에서의 합동 훈련에 돌입한다. 한국·미국·일본 3국이 동해에서 미사일 방어 훈련을 치른 직후 시점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북한의 군사력 확장을 억제하려는 한미일과, 이를 뚫고서 서태평양 진출 교두보를 확보하려는 중·러가 서로를 상대로 힘겨루기를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16일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와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에 따르면, 중국 국방부는 전날 "중·러 양국이 조만간 동해에 해·공군 전력을 파견할 예정"이라며 "양국 전력은 중국 인민해방군 북부전구가 동해에서 조직하는 '북부·연합 2023' 훈련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중국 국방부는 '전략적 해상통로의 안전 수호'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잦아지는 중·러 동해 훈련...한미일 봉쇄 뚫기
이번 훈련에는 중국 해군의 미사일 구축함인 치치하얼함을 비롯해 헬기 4대를 실은 종합보급함 타이후함 등 총 5척의 함정이 참가한다. 공군은 대형 수송기인 Y-20과 KJ-500 조기경보기, J-16 전투기 등 군용기 20대도 1차로 파견했다. 러시아도 이에 준하는 규모의 해·공중 전력을 동해에 보낼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 훈련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중국 군함들이 훈련 참가를 위해 15일 산둥성 칭다오에서 출항한다는 점에 비춰, 이번 주 중 본격적 훈련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중·러의 해상 합동훈련 무대는 대체로 남·동중국해나 서해였다. 대만해협 긴장감이 치솟았던 지난해에도 동중국해에서 이뤄졌다. 2013년 중국의 첫 항공모함인 랴오닝함이 칭다오 군항에 입항한 후부터는 서해에서의 훈련도 꾸준히 진행됐다. 다만 동해는 예외였다.
중·러가 동해상에서 첫 합동훈련을 실시한 건 2015년이다. 이후 한동안 뜸했으나, 지난해 9월 동해 북·중부 해상에서 러시아군 주도로 '보스토크(동방)-2022' 훈련이 전개됐다. 시기적으로 한미 간 연례 연합군사연습인 '을지 자유의 방패(UFS·을지프리덤실드)' 직후였던 탓에, '한미일 대 북중러'의 동북아 신냉전 구도가 펼쳐지기도 했다.
10개월 만에 다시 '한미일 vs 북중러' 구도
불과 10개월 만에 중·러가 재차 연합 전력 과시에 나선 건 한미일 3국의 동해 제해권에 대한 견제로 풀이된다. 인민해방군 출신 군사전문가인 쑹중핑은 "중국 국방부가 언급한 '전략적 해상 통로'에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중·러의 서태평양 진출 차단을 위한 핵심 거점인 대한해협(쓰시마해협) 등이 포함돼 있다"며 "잠재적 안보 위협을 돌파하기 위한 중·러 간 정기적 훈련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러 공군기는 최근 들어 거의 매년 동해 상공에 위치한 한국·일본의 방공식별구역(ADIZ)을 진입하는 합동 순찰 훈련에 나서고 있다. 양국이 동해를 상시적인 합동 작전 구역으로 본다는 정황이 더욱 짙어지는 분위기다.
한미일 3국은 이날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 대응 차원의 미사일 방어훈련을 동해상에서 실시했다. 지난해 한미 훈련 직후 중·러가 동해에서 맞불을 놓은 데 이어, 공교롭게도 올해 역시 비슷한 구도가 펼쳐진 셈이다. 저우천밍 위안왕 중국 군사과학기술원 연구원은 "미국은 일본·한국과 함께 중국과 러시아를 고립시키려 하고 있다"며 "중·러로선 점차 더 많은 합동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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