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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수 없는 것까지 바꿔보겠다" 마곡에 모인 LG전자 경영진의 포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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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꿀 수 없는 것까지 바꿔보겠다" 마곡에 모인 LG전자 경영진의 포부

입력
2023.07.13 04:30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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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경영진 총출동해 '포트폴리오 전환' 선언
"서비스·B2B·신사업 3대 성장동력, 2030년 매출 절반 넘길 것"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임원들이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발표를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조주완 LG전자 사장과 임원들이 12일 서울 강서구 LG사이언스파크에서 LG전자 미래비전 및 사업전략발표를 마친 뒤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뉴시스


"시장을 다니며 드는 생각은 지금까지 하는 방식으로는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힘들겠다는 것이다. 바꿀 수 없는 것까지 바꿔보겠다."

조주완 LG전자 사장


조주완 LG전자 사장은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미래비전 발표 및 포트폴리오 전환'을 주제로 기자간담회를 연 이유를 묻자 이렇게 답했다. LG전자의 핵심 사업인 가전을 비롯한 정보기술(IT) 기기 시장이 침체 분위기로 접어들면서 좀 더 안정적이고 새로운 먹거리를 찾아 사업의 무게 중심을 조금씩 옮겨 가고 있다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이날 기자간담회에 조 사장을 비롯해 각 사업부를 대표하는 주요 경영진이 모두 참석해 질의응답에 응하면서 발표 내용에 무게감을 더했다. 조 사장은 "구성원과 이해관계자들에게도 우리의 전략을 알리고 이를 실행하겠다는 각오를 보일 필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공개된 내용은 ①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전환 ②기업간거래(B2B) 영역 성장 ③신사업 개척 등을 미래의 '3대 성장동력'으로 제시하고, 2030년에 이들 영역이 전체 매출과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되도록 끌어올린다는 것이다. 기존처럼 제품 판매에 머물지 않고 소비자 및 파트너 기업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면서 수익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이다.

이 회사가 사업 전환에 가속도를 붙인 것은 B2B의 한 축을 담당하는 자동차 전자장치(전장) 사업의 성과 덕으로 해석된다. LG전자가 7일 공개한 2분기 잠정 실적을 분석한 금융투자업계의 추정에 따르면 LG전자는 2분기에 터줏대감 같은 생활가전과 TV는 주춤했지만 전장을 담당하는 VS사업본부의 매출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 덕분에 LG전자는 매출액이 역대 2분기 중 최대, 영업이익은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LG전자가 10년을 투자한 VS사업본부는 지난해 연간 기준 흑자 전환을 달성하며 효자로 거듭났다. 성장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가 80조 원을 넘어선 데 이어 올해 말에는 100조 원대로 불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은석현 LG전자 VS사업본부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 2030년에는 사업부 매출을 현재의 두 배 이상 키워 20조 원 규모의 세계 톱10 전장 업체가 되는 것이 목표"라고 소개했다.



LG 가전도 서비스·B2B 사업의 무대로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가전의 서비스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제품은 전 세계에서 5억 대가 쓰이고 있는데 모두 스마트 제품이자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12일 서울 강서구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 도중 '가전의 서비스화' 구상을 밝히고 있다. 조 사장은 "LG전자 제품은 전 세계에서 5억 대가 쓰이고 있는데 모두 스마트 제품이자 서비스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그렇다고 '본업'의 중요성이 사라진 건 아니다. LG전자를 지탱해 온 건 생활가전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가 대표하는 프리미엄 TV 사업이다. LG전자는 여기에도 서비스화와 B2B를 접목해 새로운 이익을 창출한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LG전자는 대표 사례로 스마트TV에 담긴 자체 운영체제 소프트웨어 '웹OS'를 들었다. 현재 스마트TV는 인터넷에 연결만 되면 웹OS를 통해 유튜브와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로 바로 접속해 시청이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광고 수익을 LG전자도 일부 얻는 구조다. 웹OS와 함께 설치된 'LG 채널'도 지상파 3사 등과 협업해 유료 방송 콘텐츠를 무료로 공급하되 광고로 수익을 얻는 서비스다.

생활가전 영역에서는 가정·상업용 공조(냉난방 및 환기) 사업과 빌트인(가구 일체화) 가전 사업이 B2B 사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공조사업의 경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친환경 규제 등으로 인해 석유·가스 이용을 줄이려는 북미와 유럽에서 수요가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날 LG전자 경영진은 유망한 신사업으로는 전기차 충전기와 로봇 등을 꼽았다. 전기차 충전기는 자회사 하이비차저를 통해 5월부터 생산에 들어갔으며 북미 시장을 주 목표로 삼고 있다. 로봇 역시 산업용 로봇 시장이 빠르게 성장한다고 보고 확대를 준비 중이다. 장익환 비즈니스솔루션(BS)사업본부장은 "특히 물류 업계에서 로봇 수요가 많다"고 전했다.

증권가는 그동안 LG전자의 B2B 중심 체질 전환에 좋은 점수를 줬다. 하이투자증권은 10일 보고서에서 전장 사업의 성과 등을 근거로 "10년 가까이 정체돼 있던 회사에서 이제는 다시 구조적으로 성장하는 회사가 됐다"고 평가했다. 증시의 분위기도 나쁘지 않다. 이날 LG전자 주가는 전날보다 1.43% 오른 12만200원으로 마감했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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