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도입 당시 27명, 올해는 2명
일과 삶의 조화 '워라밸'보다 '급여'가 중요
급여 주휴수당 근무평가도 "불이익"...보완 필요
경북도가 일과 생활의 균형을 위한 워라밸 환경 조성을 위해 전국 처음으로 산하기관에 도입한 주4일 근무제가 시기상조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북도 산하 8개 기관 27명으로 출발한 주4일 근무자들은 시행 8년째인 올해 2명에 불과해 2022년까지 400명을 채우겠다는 청사진이 무색한 상황이다.
12일 경북도에 따르면 산하기관의 주4일 근무자는 한국국학진흥원과 환동해산업연구원 각 1명으로 모두 2명이다. 경북도는 지난 2017년 지난 정부의 일자리 확대와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산하기관에 하루 8시간, 일주일에 4일을 근무하고 급여는 주5일 평상 근무 직원의 80% 가량을 받는 주4일 근무제를 도입했다.
도는 당시 2022년도까지 경북도 산하 출자출연기관 정원의 20%인 400명을 주4일 근무자로 채용할 계획으로 2017년 하반기 8개 기관 27명을 시작으로 2018년부터는 전 기관에 시행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2018년 하반기에는 7개 기관 24명, 2020년 7개 기관 28명, 2021년 3월 4개 기관 7명, 올해는 2개 기관에 2명만 남아있다.
도에 따르면 초기에는 주4일 근무에 대한 산하기관 임직원들의 호응이 높았고 워라밸도 실현되는 분위기였다. 또 남는 예산을 신규채용에 다시 투입해 일자리를 확대하는 모범사례로 꼽히기도 했다.
하지만 시행 결과 근무자들은 워라밸보다는 급여가 우선인 것으로 나타났다. 주4일 근무자들이 5일 근무자에 비해 급여가 20% 적고, 주휴수당과 근무평가에도 손해를 봤으며, 조직문화에도 잘 어울리기 힘든 현실이 지적되고 있다.
이에따라 공공기관 임직원들은 근로기준법을 적용받기 때문에 공무원법을 적용받는 공무원처럼 획일적으로 20%씩 급여를 깎아서는 안 된다는 주장도 있고, 주5일 근무자와 동일선상에 놓고 근무평가하는 것도 불공평하다는 것이었다.
주4일제에서 주5일제로 전환한 A씨는 "주4일 근무자들이 각 부서에 흩어져 있어 주5일 근무 패턴에 맞추기 어려워 눈치도 보였고, 월급도 적어서 그만뒀다"고 말했다.
한 산하기관 임직원 B씨는 "주4일 근무자는 주5일 근무자에 비해 업무량이나 평가 최고점도 80%에 맞춰야 하나 실제로는 급여만 80%에 맞추는 등 한계가 있다"며 "임금피크제 대상자인 임직원은 1년차에 5%, 2년차에 10% 등 매년 5%씩 임금이 깎이지만 주4일 근무로 바꿔도 이에따른 임금삭감은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주중 쉬는 날에도 다른 경제활동을 하기는 힘들다는 점도 지적됐다. C씨는 "출근하지 않은 평일에는 경제활동을 하기 어려워 놀 수밖에 없다"며 "기관장에게서 겸직허가를 받으면 가능하나 어디까지나 행정적인 절차에 불과하다"고 덧붙였다.
주4일 근무제의 동력이 꺼져가고 있으나 좀처럼 되살아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있다. 경북도 관계자는 "지금은 산하 출자출연기관이 자율적으로 주4일 근무제를 운영하고 있다"며 "사회적 논의와 공감대, 제도적 보완이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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