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우 대통령에서 '좌파' 룰라로 바뀐 지 6개월
작년 상반기 벌채 3,988㎢→올 1~6월 2,650㎢
지난 4년간 무섭게 불어났던 브라질 아마존 삼림의 벌채 면적이 올해 상반기에 34%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월 브라질 대선에서 극우 성향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이 패배하고, 올해 1월 ‘남미 좌파의 대부’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생긴 변화다. 대통령이 바뀌니 6개월 만에 아마존 삼림 파괴 속도도 눈에 띄게 줄어든 셈이다.
10일 브라질 국립우주연구소(INPE)의 삼림벌채감지시스템 ‘Deter’에 따르면, 룰라 대통령의 임기 첫 6개월간 아마존 삼림 벌채는 33.6% 감소했다. 지난해 1~6월 아마존 삼림 벌채 면적은 3,988㎢였으나, 올해 상반기엔 2,650㎢에 그쳤던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지난달 벌채 면적은 전년 동월 대비 41%나 줄어들었다. 6월은 벌채가 급증하는 건기가 시작하는 달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다니엘 시우바 세계자연기금(WWF) 분석가는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매우 긍정적인 현상이지만, 아직도 가야 할 길이 멀다"고 평가했다.
벌채량 급감에도 안심할 수 없는 건 지난 4년간(2019~2022년) 아마존 벌채가 워낙 많이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같은 일은 2018년 대선에서 극우 성향 보우소나루 후보가 당선되면서 발생했다. 그는 "아마존 삼림 벌채와 산불(화전 농업)은 브라질의 문화"라며 그간 환경파괴 우려 탓에 억눌려 있던 벌채의 고삐를 풀어 줬다.
실제로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 취임 직후부터 3년 동안(2019년 1월~2021년 12월), 벌채 면적은 그 이전 3년에 비해 52.9%나 늘었다. 2020년 8월부터 1년간은 1만3,235㎢가 벌채돼 2009년(7,464㎢) 이후 가장 넓었다. 환경 정책·감독 기관 예산을 30%씩 삭감하고, 살충제 1,500종을 신규 승인한 결과다. 벌채 면적의 70%는 소 농장으로 사용됐다.
그러나 룰라 대통령이 “2030년까지 불법 벌채를 근절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도 바뀌게 됐다. 마리나 시우바 환경부 장관은 올해 벌채 감소에 대해 “긴급한 노력의 결과”라고 자평했다.
다만 삼림 파괴의 관성은 남아 있다. 위성 모니터링에 따르면, 지난달에만 아마존에서 발생한 화재가 3,075건에 달했다. 2007년 이후 최다 수치다. 열대우림인 아마존에서 화재는 대부분 인위적 요인에 의해 일어난다. 게다가 아마존을 건조하게 하는 엘니뇨가 지난 2일부터 발달해 추가 산불 피해도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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