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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죽는다”…미국 동맹국도 우크라 ‘집속탄’ 지원 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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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도 죽는다”…미국 동맹국도 우크라 ‘집속탄’ 지원 반대

입력
2023.07.09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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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살상력 높은 집속탄 제공 방침에
영국과 캐나다, 스페인 등 동맹국 반대
미국·우크라 “민간인에 노출 안해” 설명

2011년 9월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열린 '제2차 집속탄 협약 당사국 회의' 개막식에서 레바논군 기지를 방문한 활동가와 국제 대표단이 집속탄 옆에 서 있다. 나바티예=AP 연합뉴스

2011년 9월 레바논 남부 나바티예에서 열린 '제2차 집속탄 협약 당사국 회의' 개막식에서 레바논군 기지를 방문한 활동가와 국제 대표단이 집속탄 옆에 서 있다. 나바티예=AP 연합뉴스

미국이 무차별적인 살상력으로 상당수 국가에서 사용이 금지된 ‘강철비’ 집속탄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하기로 하자 동맹국 사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이어졌다. 어린이 등 대규모의 민간인 피해로 번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영국 BBC방송과 가디언에 따르면 8일(현지시간) 그간 미국과 함께 우크라이나를 지원해 온 영국, 캐나다, 스페인 등은 일제히 집속탄 제공에 공개적으로 반대하고 나섰다. 리시 수낵 영국 총리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영국은 집속탄에 관한 협약(CCM)에 서명한 123개국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집속탄의 사용과 제조, 보유, 이전 등을 금지하는 유엔 협약인 CCM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분명히 한 것이다. 2010년 발효된 이 협약에 미국과 러시아, 우크라이나 등은 참여하지 않았다.

캐나다 정부 역시 성명을 통해 “우리는 집속탄 사용을 지지하지 않으며 민간이, 특히 어린이에 미치는 영향을 끊어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마르가리타 로블레스 스페인 국방장관은 “스페인은 특정 무기와 폭탄을 우크라이나에 보낼 수 없다는 점에 대해 확고한 약속을 한 바 있다”고 언급했다. 스페인도 CCM 가입국이다.

각국이 집속탄의 우크라이나 제공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유는 민간인에게 미칠 여파 때문이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집속탄은 분쟁이 끝나고 한참이 지나서도 민간인의 생명에 중대한 위협이 된다”고 지적했다. 불발탄 비율이 40%에 달해 수년 후 터져 민간인 피해가 크다는 설명이다. 각종 분쟁지역에서 집속탄으로 죽거나 다친 이들의 절반 이상은 민간인으로, 사상자의 3분의 1은 어린이였다는 분석도 있다.

국제적 파장에… 진화나선 미국·우크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5일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울프 크리스테르손 스웨덴 총리와 회담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미국 정부는 전날 집속탄을 포함, 우크라이나에 대한 8억 달러(약 1조412억 원) 규모의 신규 군사 지원 계획을 발표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침공 이후 꾸준히 미국에 집속탄 제공을 요청했지만, 미국은 이를 주저해 왔다. 그러나 최근 우크라이나에 지원할 포탄이 빠르게 소진되는 데다가 대반격이 주춤하면서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또 러시아는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 공격에 집속탄을 사용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CNN방송 인터뷰에서 집속탄 제공과 관련해 “매우 어려운 결정이었다. 동맹을 비롯해 의회와 상의해 내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영구적이 아닌 과도기 동안 충분한 포탄을 생산할 때까지 우크라이나에 집속탄을 지원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과 우크라이나는 국제적 파장에 대한 진화에 나섰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우리가 지원할 집속탄은 러시아의 불량률보다 훨씬 낮은 비율로 제공될 것이다. 2.5%보다 높지 않다”고 설명했다. 민간인에게는 이를 노출하지 않겠다는 우크라이나의 서면 약속을 받았다고도 덧붙였다. 올렉시 레즈니코우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역시 “집속탄은 도시 지역에서는 사용되지 않고 적의 방어선을 뚫는 데에만 쓰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혼잎 기자
권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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