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경제상황 진단 '저점' 강조
반도체 수출·제조업 부진 완화
최근 우리 경제가 경기 저점을 지나고 있다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의 평가가 나왔다. 줄곧 하강하던 한국경제가 바닥을 형성한 뒤 반등할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상저하고'를 강조한 정부의 경기 전망과 일맥상통한다.
KDI는 9일 발표한 ‘7월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 부진이 일부 완화되며 경기 저점을 지나가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번 진단은 "경기 저점 시사 지표가 늘고 있다"고 했던 6월 총평보다 더 긍정적이다. KDI는 1월 경기가 둔화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한 뒤 5월까지 경기 부진 국면이라고 판단했다.
KDI가 특히 주목한 지표는 경기 발목을 잡았던 반도체 수출 등 제조업의 부진 완화다. 전년 동기와 비교해 반도체 수출 감소 폭은 4월 41.0%, 5월 36.2%, 6월 28.0%로 차츰 좁혀졌다. 반도체 가격이 아직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지만, 수출 물량이 증가로 전환되면서 수출이 눈에 띄게 회복하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7일 삼성전자가 2분기 영업이익을 금융위기 이후 가장 적은 6,000억 원으로 발표했음에도 “바닥을 지났다”는 시장 평가와 궤를 같이한다. 지난달 6.0% 감소로 전월(-15.2%) 대비 감소 폭을 축소한 전체 수출도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키운다.
다른 경제 지표들도 양호한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1년 전보다 2.0% 늘며 전월(2.9%)에 이어 두 달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취업자 수도 1년 전보다 35만1,000명 증가해 호조세를 지속 중이다. 6월 소비자물가 상승률(2.7%)이 21개월 만에 2%대에 진입한 점도 경기 반등 신호 중 하나다.
다만 경기가 당분간 저점에서 답보할 가능성도 작지 않다는 것이 KDI의 진단이다. 완연한 경기 회복기로의 진입은 2024년 연말에나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다. KDI 관계자는 "중국의 경기 회복이 지연될 가능성이 크고, 주요국 통화 긴축 기조가 지속되고 있는 게 불안 요인"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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