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진출 편의점들, 닭강정·떡볶이 등 내세워 확장
이마트24 싱가포르 3호점, 주방 키우고 직접 조리
몽골서 한국식 토스트, 말레이시아선 떡볶이 인기
떡볶이, 핫도그, 김밥 등 K푸드를 앞세운 한국 편의점의 영토 확장이 베트남, 몽골, 말레이시아에 이어 싱가포르까지 이어지고 있다. 해외의 한국 편의점들은 생활필수품을 간편하게 사는 소매점을 넘어 간이식당의 역할을 톡톡히 하면서 한국 문화를 가장 가까이에서 만나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마트24는 4일 싱가포르 현지 퀸스타운역 인근의 '스카이 레지던스@도슨' 아파트 상가 내에 3호점 문을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이마트24는 지난해 12월 국내 편의점 업계에서는 처음으로 싱가포르에 진출했다.
주거 지역 상가에 문을 연 3호점은 상가 중앙의 공용 시식 공간을 활용해 싱가포르의 푸드코트인 '호커(Hawker)' 문화를 반영한 현지화 전략을 꾀하고 있다.
1년 내내 무더운 싱가포르는 가정의 주방이 협소하고 외식이 발달해 있는데 호커 문화는 아침부터 저녁식사까지 다양한 사람이 한 공간에서 식사 경험을 공유하는 공동체 문화로 2020년 유네스코 세계 무형문화유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싱가포르 간 이마트24, 영업 면적 절반을 주방에 할애
이마트24는 3호점을 식음 전문 편의점을 표방하며 영업 면적의 절반 가까이를 푸드 카운터와 즉석 라면 조리 공간으로 꾸몄다. 특히 이곳에서는 떡볶이, 컵밥, 닭강정 등 즉석 먹거리 상품과 한국식 김밥과 반찬, 식혜 등 별도의 조리 과정 없이 바로 섭취할 수 있는 간편식 RTE(Ready-To-Eat) 푸드로 한국 음식의 현지화에 힘을 기울였다. 매장 주방에서 직접 조리해 섭취가 가능한 여섯 가지 도시락도 판매한다. 이마트24 측은 "해당 매장의 상품 구성비 중 60% 이상이 한국형 차별화 상품으로 대부분이 먹거리"라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싱가포르 최대 규모 쇼핑몰인 주롱 포인트몰에 문을 연 이마트24 1호점에서도 하루 700~800명의 고객이 한국형 즉석조리 식품을 즐기고 있는데, 이마트24 측은 "1, 2호점에서 한국 음식은 ①닭강정 ②떡볶이 ③컵밥 순으로 인기가 많다"며 "싱가포르 점포들은 개점 당시 예상치보다 두 배 이상의 실적을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몽골에선 토스트, 말레이시아·베트남은 '떡볶이 맛집'
다른 아시아 국가에서도 한국 음식이 편의점 확장을 이끌고 있다. 2018년 몽골에 처음 진출한 편의점 CU는 최근 320호점의 문을 열었다. 국내 유통기업이 해외 단일 국가에서 300호점을 개점한 것은 CU가 최초다.
몽골 CU매장에서는 한국식 핫도그와 한국식 토스트가 특히 인기다. CU관계자는 "건조 기후의 몽골에서는 채소가 부족해 햄과 함께 양배추 등 채소를 넣은 한국식 '길거리 토스트'가 인기"라며 "나무 꼬치에 꽂아 파는 한국식 핫도그는 간편하게 먹을 수 있어 매출 1, 2위를 다투고 있다"고 말했다. 몽골 CU에서 떡볶이, 라면 등 편의점 즉석조리 제품은 전년 대비 117.4% 매출이 늘었고 현지 MD가 한국식 레시피로 만든 김밥 등 간편식 매출도 전년 대비 24.2% 늘었다.
한편 말레이시아의 CU편의점(약 130개 점포)과 베트남의 GS25편의점(213개 점포)의 히트 상품은 떡볶이다. 매운맛을 즐기는 동남아시아의 입맛에 떡볶이가 맞아떨어졌기 때문. 편의점에 조리대를 두고 직접 떡볶이를 조리하는데 말레이시아에서는 떡볶이가 CU편의점 매출 1위를 차지해 로제, 짜장 떡볶이 등 제품군을 늘렸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 국가에서 한국 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아 한국의 편의점은 현지에서 한국 문화 체험 공간으로서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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