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시총 8조, 10조 원씩 빠져
네이버는 "기대", 카카오 "아직은"
올 들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토종 빅테크주(株) 네이버와 카카오의 하반기 성적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윤예지 하나증권 연구원은 "네이버 목표주가를 28만5,000원으로 상향하고, 카카오는 6만5,000원으로 하향한다"는 보고서를 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출시 시기가 평가를 좌우했다. 네이버의 경우 "비용 감축에 적극적인 데다, 다음 달 '하이퍼클로바X' 출시를 통해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 주가 괴리를 좁힐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이퍼클로바X는 챗GPT처럼 인간의 자연어를 이해하고 구사할 수 있는 초거대언어모델(LLM)이다. 네이버는 차세대 검색 챗봇 서비스 큐(Cue:)의 베타테스트(출시 전 시험운영)도 이달 시작할 예정이다.
반면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실적이 연결 반영되면서 매출은 성장할 것으로 기대되나, 뉴이니셔티브(신사업) 투자 규모 확대로 2분기 영업이익률은 전분기 대비 1.7%포인트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3일 다올투자증권이 "주가 바닥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생성형 AI가 완성 단계에 이르러 관련 투자 규모가 명확해질 필요가 있다"고 밝힌 것과 궤가 같다. 카카오는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는 한편, 하반기 중 생성형 AI 'KO-GPT 2.0'을 공개할 예정이다.
상반기 네·카오는 연고점 대비 8조 원, 10조 원가량씩 시가총액이 빠졌다. 썰물처럼 빠져나간 외국인 투자자 때문이다. 2021년 두 회사의 주가가 사상 최고가를 찍은 후 꾸준히 고평가 논란에 시달린 데다, 경기 둔화로 주 수입원인 광고 수익이 부진한 영향이다. 주목할 점은 지난 6개월 동안 개인투자자는 반대로 네·카오를 매집했다는 사실이다. 상반기 외국인이 네·카오 주식을 각각 4,986억 원, 4,263억 원 매도하는 동안, 개인은 5,309억 원, 5,650억 원씩 사들였다. 이날도 개인 매수는 이어졌지만, 외국인·기관의 쌍끌이 매도에 네이버 1.2%, 카카오는 2.2% 떨어졌다.
두 회사에 대한 엇갈린 평가는 증권가의 대체적 기류이기도 하다. 네이버에 대해선 "하반기 AI와 콘텐츠 부분에서 강한 모멘텀을 발현할 것으로 예상된다"(현대차증권 등)는 전망이 나오는 반면, 카카오는 1분기 실적 발표 이후 네 곳이 "투자 확대 사이클을 견뎌내야 하는 시기"(한화투자증권 등)라며 목표주가를 낮췄다.
물론 "실적 개선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 새로운 AI 공개가 네이버 주가 상승의 직접적인 드라이버로는 부족하다"(대신증권)거나 "카카오의 투자 확대로 비용은 크게 증가하겠으나 서비스 출시가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한국투자증권)이라는 의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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