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市長)은 소통을 통해 눈앞에서 이야기하는 시민뿐 아니라 눈앞에 보이지 않는 시민까지 고려해 정책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민선 8기 2년 차 첫 정례조회가 열린 4일 오전 광주광역시청 대회의실. 강기정 광주시장은 시민들과의 직접 소통을 강조하며 이렇게 말했다. 정책적 균형감을 위해 직접 소통 창구를 제도화하겠다는 것이다. 강 시장은 앞서 지난달 29일 민선 8기 취임 1년 기자회견에서 "다양한 시민들과의 소통 시스템을 새롭게 장착시켰습니다"고 자평했다. 그는 그러면서 시민과 전문가들이 특정 주제를 놓고 토론하는 '월요대화'와 '정책소풍' '정책평가박람회' 등을 예로 들었다. 한마디로 자신의 '소통 리더십'을 과시한 것이다.
그렇다면 시민단체는 '강기정호(號)'의 1년을 어떻게 평가하고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강 시장의 생각과는 괘를 달리했다. 예상보다도 매우 부정적이었고 혹독했다. 실제 참여자치21이 4일 내놓은 A4용지 크기 120여 쪽 분량의 민선 8기 1년 광주시 시정평가서는 '비평서'에 가까웠다.
참여자치21은 먼저 강 시장의 '비민주적 리더십'과 '불통의 리더십'을 꼬집었다. 참여자치21은 "강 시장은 소통과 참여를 국정 철학으로 삼았던 문재인 정부의 핵심 참모를 지냈으면서도 정책은 공무원이 만들고 집행하는 것이고 시민 의견은 참조용일 뿐이라는 인식을 보여줬다"고 비판했다. 강 시장이 성과로 내세운 월요대화와 정책소풍 등의 운영 밑바탕엔 이런 판단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참여자치21은 "월요대화 등은 시끄러운 목소리를 내는 자들에 대한 강기정식 관리시스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고 평가했다.
참여자치21은 이 같은 강 시장의 불통 리더십은 지역 현안과 정책을 둘러싼 막무가내식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참여자치21은 "최근 풍암호수 원형 보존 방안 재고(再考) 결정은 민주적 과정이 무시된 즉흥적이고 비민주적 의사 결정이 어떤 결과를 낳는지 보여주는 최악의 사례"라며 "이는 민선 8기 광주의 리더십에 대한 시민들의 불안감과 시정에 대한 불신만 남겼다"고 혹평했다.
강 시장의 아킬레스건인 리더 역량에 대한 쓴소리도 이어졌다. 참여자치21은 "강 시장은 취임 첫달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실시한 지방자치단체장 직무평가에서 직무 평가 지지율 56.8%를 찍은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이어 취임 1년 차를 맞아 실시된 각종 여론조사에서 긍정 평가보다 부정 평가가 높게 나온 점을 예로 들었다. 참여자치21은 "지역 대학 교수와 언론인 등 지역 리더 100여 명을 대상으로 광주시장 1년 리더십 평가 결과 부정 평가가 92.5%에 달했다"고 직격했다.
참여자치21은 "강 시장이 돌출적이며 좌충우돌하는 발언을 통해 정책 생산과 결정, 평가 과정의 투명성과 공적 결정 구조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며 "강 시장이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라 시민이 원하는 일을 하고, 혼자 일하는 것이 아니라 시민과 함께 일하기를 바란다"고 촉구했다. 이번 이번 시정평가는 참여자치21이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시정평가단을 통해 5월 2일부터 지난달 30일까지 리더십과 현안 문제 등 8개 분야에 대해 실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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