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구회, 유족에 성명권 금액 전달
대기록 세웠지만, 마약 혐의로 영구 제명... 명과 암
김광수 회장 “공과 모두 KBO리그 역사의 일부”
‘한 시즌 30승, 427.1이닝’이란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긴 고 장명부가 한국 프로야구 OB 모임인 (사)일구회 정식 회원으로 뒤늦게 가입했다.
일구회는 4일 "일본 오사카에서 장명부 회원의 유족을 만나 위로하며 그동안 혜택을 보지 못한 게임사 성명권 금액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성명권 금액이란 프로야구 게임 제작사가 선수 실명을 사용하는 대가로 지불하는 금액인데, 일구회가 이를 관리한다.
장명부는 1968년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에서 데뷔해 1982년까지 통산 339경기에서 91승 84패, 평균자책점 3.68을 기록했다. 특히 1979년과 1980년에는 히로시마 도요카프의 주축 투수로 활약하며 일본시리즈 2연패에 공헌했다.
KBO리그로 무대를 옮긴 1983년에는 삼미 슈퍼스타스 소속으로 60경기에 출전해 36회나 완투(6완봉)하며 30승(16패 6세이브ㆍ평균자책점 2.36)을 올렸다. KBO리그 한 시즌 최다승 기록이다. 특히 그해 427.1이닝을 소화한 것은 ‘깨질 수도 없고, 깨져서도 안 되는 기록’으로 남았다. 1985년 시즌 최다 패전(25패) 또한 지워지기 힘든 기록이다.
이후 빙그레로 옮긴 1986년까지 4시즌 통산 55승(79패)에 평균자책점 3.55를 기록한 그는 은퇴 후 삼성과 롯데 등에서 지도자 생활을 했지만 마약 혐의로 구속되면서 KBO리그에서 영구 제명됐다. 이후 일본으로 돌아가 2005년 만 54세의 나이로 유명을 달리했다. 장명부의 유족 측은 지난해 일구회 가입을 문의했고, 일구회 이사회는 관련 서류를 검토한 끝에 가입을 승인했다. 김광수 일구회 회장은 “공과가 함께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그가 한국 프로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공과 모두 KBO리그 역사의 일부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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