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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들의 잔치, 언제까지"... 한국 배구, 이대로 괜찮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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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 안 개구리들의 잔치, 언제까지"... 한국 배구, 이대로 괜찮은가

입력
2023.07.03 18:00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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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내셔널리그(VNL) 3주 차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수원=뉴스1

2일 경기 서수원칠보체육관에서 열린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내셔널리그(VNL) 3주 차 대한민국과 폴란드의 경기에서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한국대표팀 감독이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리고 있다. 수원=뉴스1

"향후 30년엔 한국 남녀 배구는 세계 무대에서 볼 수 없을 게 분명합니다. '국내용 V리그' '우물 안 개구리들의 잔치' 이것이 현실입니다."

"남자배구는 세계정상권 그룹과는 한참 떨어진 지 오래됐고, 여자배구는 VNL에서 단 한 세트도 못 따냈습니다. 국제경쟁력이 전혀 없는 한국 배구에 대한배구협회는 어떤 대책을 갖고 있나요?"

한국 배구의 현실이 심각하다. 2023 국제배구연맹(FIVB) 발리볼네이션스리그(VNL)를 통해 설마 했던 일이 또다시 확인됐다. 여자 배구대표팀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12경기 전패, '승점 0'을 기록하면서 배구 팬들의 충격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3일 대한배구협회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팬들의 우려와 불만이 폭주했다. 배구팬들은 "대한배구협회 임원진 사퇴하라" "치욕의 순간" "감독 경질하라" "여자배구도 드디어 변방으로 물러났다" 등의 글들이 쇄도했다.

팬들이 화를 내는 것도 당연하다. 아낌없는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국내 배구의 르네상스 시대를 만든 주인공이기 때문이다. 특히 '배구여제' 김연경이 국내 무대로 복귀하면서 관중들도 배구 경기장으로 모여들었고, 프로 경기 중 야구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그러나 한국 배구의 현실은 참혹한 수준이다. 남자배구는 지난 2004년 아테네를 시작으로 2020 도쿄올림픽까지 5회 연속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했다. 2028 LA올림픽 전망도 밝지 않다. FIVB가 주관하는 챌린저컵에 출전해 좋은 성적을 내야만 VNL 진출, 세계랭킹 포인트 획득을 할 수 있고 올림픽에 도전할 수 있다. 하지만 침체기에 놓인 남자배구에 올림픽 도전은 막막한 과제다. 그런데 불과 2년 전 도쿄올림픽 4강 신화를 이뤘던, 믿었던 여자배구마저 그 전철을 밟을 우려가 커지고 있다.

여자배구는 이번 VNL에서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대회를 마쳤다. 2021년부터 대표팀을 이끌고 있는 세자르 에르난데스 곤잘레스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전패다. 프랑스리그 낭트 감독을 겸임한 그는 대표팀 훈련에 부재했다. 그럼에도 세자르 감독은 VNL을 마치고 "아직 VNL의 수준에 도달하지 못한 것이 현재 한국 배구가 직시한 현실"이라며 원론적인 답만 내놓았다. 세자르 감독 부임 이후 지난 2년간 퇴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데도 대한배구협회는 침묵하고 있다.

팬들은 국내 선수들이 월드클래스급 대우를 받도록 환경을 조성했다. 한국배구연맹에 따르면 여자배구 평균 연봉은 지난 시즌보다 13% 증가한 1억5,200만 원이다. 지난 시즌 선수별 평균 연봉이 가장 높은 구단은 1억5,900만 원(한국도로공사), 가장 적은 구단이 1억1,000만 원(페퍼저축은행) 수준이다. VNL에 출전한 국가대표 주전 선수들의 연봉이 10만~30만 달러(약 4억 원) 정도라고 하니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저변이 약한 탓에 '몸값 거품'이 끼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내 고교 여자 배구팀은 20개도 되지 않고, 대학배구연맹에 등록된 여자 대학팀도 6개뿐이다. 배구계에선 "국내 선수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지 않는 건 연봉 때문"이라는 말도 나온다.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인지 짚어볼 때가 됐다.


강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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