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선전 부작용 등은 다른 규정으로 해소 가능"
'화환 설치 선거운동'을 금지하는 공직선거법상 조항은 헌법에 어긋난다는 헌법재판소 결정이 나왔다.
헌재는 29일 공직선거법 제90조 제1항 제1호와 그에 따른 처벌규정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사건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해당 조항은 선거 180일 전부터 선거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성격의 화환·풍선·간판·현수막·애드벌룬 설치를 포괄적으로 금지하고 있다. 이날 헌재 결정에 따라 국회는 2024년 5월 31일까지 법을 개정해야 하고, 시한까지 개선 입법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항은 효력을 잃는다.
지난해 6월 한 충북지역 시민단체는 충북도지사 선거를 앞두고 근조화환 50개를 충북도청 앞에 설치했다. 화환에는 국민의힘 예비 후보자로 등록한 이혜훈·김영환 후보를 겨냥한 "김영환 이혜훈은 충북이 호구로 보이냐"는 등의 문구가 적혔다. 단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나 사건을 맡은 청주지법은 관련 조항이 "헌법상 과잉금지원칙를 위반한다"며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헌재는 해당 조항이 목적 달성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다"고 결론 내렸다. 헌재는 "화환 설치는 경제적 차이로 인한 선거 기회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으나 이는 공직선거법상 선거비용 규제 등을 통해서 해결할 수 있다"며 "또 비방 금지 규정을 통해 무분별한 흑색선전 방지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치적 표현행위의 방법을 구체적으로 어느 정도로 허용할 것인가는 입법자가 논의를 거쳐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덧붙였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