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워싱턴 선언 실질적 성과
미시간함 이어 ‘부머’ 보낼 듯
세계에서 가장 큰 잠수함 중 하나인 미국 해군 핵추진 순항유도탄 잠수함인 '미시간함'(SSGN-727·1만8,000t급)이 22일 오후 부산 남구 해군작전사령부 부산작전기지에서 출항하고 있다. 부산=뉴시스
미국이 40년 만에 한국에 최대 규모의 오하이오급 핵탄두 탑재 잠수함(SSBN·전략핵잠수함)을 파견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한국에 오는 잠수함은 ‘부머(boomer)’로 불리는 오하이오급 전함이다. 수천㎞ 떨어진 목표물을 겨냥해 핵탄두를 발사할 수 있고, 무기한 잠항이 가능하다. 수개월 연속 순찰 임무를 수행할 수 있어 미 해군의 최강 전력 중 하나로 꼽힌다. SSBN의 방한은 1981년 3월 로버트 리(SSBN 601) 이후 42년 만이다.
이번 핵잠수함 파견은 지난 4월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합의한 ‘워싱턴 선언’의 실질적 성과라고 WSJ는 전했다. 앞서 미국을 방문한 윤 대통령은 한국이 자체 핵무장을 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고, 미국은 그 대가로 한국에 핵잠수함, B-52 폭격기 등 전략 자산을 파견하겠다고 약속했다. 워싱턴 선언에는 ‘미국 전략핵잠수함의 한국 기항’이 명문화됐다.
미국과 한국의 당국자들은 잠수함의 구체적인 기항 시기는 공개하지 않았다. 이미 미 해군의 원자력 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간함’이 지난 16일 부산에 입항해 한국 해군과 연합 특수작전을 진행한 상태다. WSJ는 “이번 핵잠수함 파견은 북한을 억제하고 동맹인 한국을 안심시키는 차원”이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을 겁주기보다는 한국에 더 성공적일 수 있다”고 전했다.
유럽북한연구센터의 진 리 연구원은 “이번 파견이 한미의 공동 위협으로부터 방어를 위해 보다 더 많은 무기 개발이 필요하다는 독재자 김정은의 논리에 활용될 수 있다”고 짚었다. 북한이 이번 핵잠수함 파견 상황을 그간의 핵무기 투자, 개발을 정당화할 구실로 삼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북한을 넘어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 태평양 동맹국들과 미국의 군사적 협력이 중국의 반발을 부르고 있다는 목소리도 있다. 미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의 중국 전문가 패트리샤 킴은 “중국은 자신들의 강압적인 행동이 이 지역 미 동맹국들을 미국과 더 가깝게 만들었다고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중국은 스스로를 원인이 아니라 동맹국에 포위된 ‘희생자’로 보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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