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음악 플랫폼 지니뮤직·스타트업 주스, '지니리라' 공개
음원 파일 넣으면 수분 만에 악보 추출하고 편곡
"원작자-편곡자-플랫폼 상생 생태계 형성이 목표"
"AI(인공지능)가 편곡한 푸가(여러 멜로디를 조합한 곡)를 들어보니 놀랍습니다. 저도 대학 때 클래식을 전공했는데 기존 곡을 바흐 스타일로 편곡하려면 이틀 걸렸어요."
유명 작곡가 김형석씨가 28일 AI가 편곡한 가수 신승훈이 불렀던 그의 히트작 '아이 빌리브(I Believe)'를 듣고 내놓은 감상이다. 이날 KT그룹의 음악 플랫폼 기업 지니뮤직이 AI스타트업 주스와 함께 국내 최초로 선보인 AI 편곡 서비스 '지니리라'는 아이 빌리브 ①음원 파일을 분석해 ②피아노 악보를 만들어내고 다시 ③바로크 시대 음악가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푸가 스타일 현악 4중주로 바꿔 기존 곡과 다른 새 악보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을 단 몇 분 만에 끝냈다.
김씨는 "AI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음악이 만들어지기 쉽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오늘 보니 그렇게 될 날이 머지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AI로 편곡을 좀 더 효율적으로 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영감을 얻어 더 풍부한 창작이 가능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지니리라는 이용자가 MP3 파일로 된 음원을 업로드하면 AI가 즉석에서 디지털 악보를 그려 준다. 그 악보는 스타일과 악기 편성을 지정해 AI가 알아서 편곡하게 하거나 직접 고칠 수 있다.
'AI 작품 논란' 속 "저작권 문제 해결에 공들였다"
최근 생성형 AI의 기술력 수준이 높아지면서 음악은 물론 문학, 미술, 웹툰 등 다양한 분야에서 AI 창작물이 늘고 있지만 이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고 있다. 특히 대규모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그림과 만화 등 창작물의 영역을 넘보는 AI들이 등장하면서 'AI를 거친 작품의 저작권은 누구의 것이냐'는 문제가 논란이다.
또 기존 창작자나 소비자는 AI 창작물에 거부감을 보이기도 한다. 유니버설뮤직그룹은 4월 스포티파이와 애플뮤직 등에 자사 소속 아티스트의 음원을 AI 학습에 활용하는 것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지니뮤직이 지니리라를 개발하면서 저작권 문제에 상당히 공을 들인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이를 위해 ①먼저 저작권 관리단체에 음원을 바탕으로 한 악보 작성이 가능한지 확인했다. 또 ②AI가 편곡한 음원은 원곡의 '리메이크 버전'이라는 사실을 밝히기 때문에 이를 활용할 경우 ③원작자는 저작권 수익을 보장받는다. 박현진 지니뮤직 대표는 "지니뮤직에서 서비스되는 1,900만 곡 중 70% 정도는 악보 생성을 허가받았다"라면서 "이용자가 음원을 업로드하면 저작권 서버에서 (허가 여부를) 바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지니뮤직은 이날 지니리라의 이용자가 서로의 편곡 작품을 교환·거래하고 유통까지 할 수 있게 함으로써 원작자와 편곡자, 플랫폼이 상생하는 생태계를 마련하겠다는 목표도 알렸다. KT와 함께 글로벌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박 대표는 "4분기에는 정식 음원을 만들고 해외 시장 유통도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