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서 10억 넘는 국평 아파트 잇따라
"분양가 더 오른다" 입주권 수요도 ↑
업계 "착한 분양가 마케팅 사라졌다"
올 들어 정부의 대대적인 부동산 규제 완화 영향으로 아파트 청약시장 경기가 풀리자 이에 편승해 건설사들도 분양가를 대폭 올리고 있다. 최근 고분양가 논란에도 흥행 사례가 이어질 만큼 시장 분위기도 업계에 유리한 상황이라, 앞으로 '배짱 분양가' 단지가 속출할 거란 우려가 나온다.
28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대우·GS건설 등이 경기 의왕시 내손동에 짓는 '인덕원 퍼스비엘' 아파트는 앞서 19일 정당계약 시작 이후 단 9일 만에 계약률 100%를 달성했다.
인덕원 내손라구역을 재개발한 이 아파트는 지난달 분양 당시 경기도 입지인데도 서울보다 비싼 분양가로 시장의 주목을 끌었다. 전용면적 84㎡ 분양가는 10억7,900만 원 선으로 유상옵션을 고려하면 11억 원을 훌쩍 넘는다. 3.3㎡당 평균가격은 3,177만 원 수준으로 인근 지역에서 지난해 9월 분양한 인덕원자이sk뷰(3.3㎡당 2,976만 원)보다 비쌀 뿐 아니라, 최근 서울 강북지역에서 분양한 같은 면적 아파트(휘경자이 등·9억 원 후반)보다 고가다. 그런데도 정당계약에서 90% 넘는 초기 계약률을 기록한 뒤 금세 남은 미분양을 다 털었다.
경기 일대에선 이처럼 서울보다 비싼 분양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용인시 기흥구에서 선보인 'e편한세상 용인역 플랫폼시티'도 최고 12억3,000만 원대에 나왔다. 내달 경기 광명시 광명동에서 분양하는 '광명센트럴아이파크'(광명4구역 재개발) 전용 84㎡ 분양가도 최고 12억7,000만 원 수준으로 확정됐다. 지난해 재건축 대어로 꼽힌 서울 강동구 둔촌주공(올림픽파크포레온·84㎡ 12억 원 중반)과 비슷한 수준이다.
경기 분양가 1년 새 20% 뛰어
연초 청약 규제가 풀렸음에도 미분양 우려에 몸을 사리던 업계는 흥행 분위기에 적극 편승하는 모습이다. 주택도시보증공사(HGU)에 따르면 5월 말 기준 경기 민간아파트 3.3㎡당 평균 분양가는 1,914만 원으로 1년 전보다 19%, 서울은 3,105만 원으로 같은 기간 10% 뛰었다.
여기에 원자잿값 상승에 앞으로 분양가가 더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면서 최근엔 입주권 시장까지 수요가 확장하고 있다. 실제 둔촌주공 전용 84㎡ 입주권은 분양가보다 5억 원가량 비싼 18억5,000만 원에 최근 거래가 성사됐다.
한 분양대행사 임원은 "최근 원자잿값 상승으로 건설사들도 미리 분양가를 올리지 않으면 오히려 손해를 본다는 판단"이라며 "수년 전 유행한 착한 분양가 마케팅 자체가 없어진 것도 달라진 흐름이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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