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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나노 양산 로드맵 공개... "TSMC와 경쟁, 2025년부터가 진짜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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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2나노 양산 로드맵 공개... "TSMC와 경쟁, 2025년부터가 진짜 시작"

입력
2023.06.28 07:20
수정
2023.06.28 10:27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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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리콘밸리서 파운드리 포럼 개최
AI 반도체 시장 선점 위한 "공정 혁신" 선언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실리콘밸리=이서희 특파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부가 27일(현지시간) 인공지능(AI)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공정 혁신을 선언했다. "2025년 모바일 제품을 중심으로 2나노(㎚·1나노는 10억분의 1m) 공정 양산을 시작하겠다"고 못 박으면서다.

2나노는 파운드리 업체들의 차세대 전장이다. 파운드리 업계 1위 TSMC와 삼성전자, 인텔에 더해 일본 신생 업체 라피더스까지 참전을 예고한 상태다. 현재 가장 앞선 양산 기술은 3나노로, 3나노를 양산 중인 업체는 삼성전자와 TSMC뿐이다.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은 최근 한국과학기술원(KAIST) 강연에서 "파운드리는 TSMC가 우리보다 훨씬 잘한다"며 "냉정히 얘기하면 4나노 기술력은 우리가 2년 정도, 3나노는 길이 다르지만 1년 정도 뒤처진 것 같다"고 했다. 삼성전자의 3나노는 반도체 게이트(스위치)가 채널(통로)의 4개 면을 모두 둘러싼 형태의 게이트올어라운드(GAA) 기반인 반면, TSMC는 3개 면만을 감싼 핀펫 구조라 동일선상에서 비교가 어렵다는 의미다.

그러나 그는 "2나노 공정부터는 업계 1위(TSMC)도 GAA를 도입할 텐데, 그때가 되면 (삼성전자와 TSMC가) 같게 갈 것"이라고 했다. 지금까지는 파운드리 업력이 짧은 삼성전자가 TSMC에 뒤져 있는 게 사실이지만, 2나노 공정부터는 TSMC와의 진정한 기술력 경쟁이 시작될 것이란 얘기다. 이미 3나노부터 GAA를 적용해 기술적 완성도를 끌어올린 만큼, 똑같은 GAA 기반으로 맞붙으면 TSMC에 앞설 수 있다고 삼성전자는 자신하고 있다.

"2025년 모바일부터 2나노 양산 시작"

삼성전자는 이날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파운드리 포럼을 열고, 연도별 2나노 공정 양산 일정을 공개했다. △2025년 모바일 제품을 시작으로 △2026년 고성능 컴퓨팅(HPC) △2027년 자율주행차용 제품 순으로 2나노 공정 양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이다. 앞서 삼성전자와 TSMC 모두 '2025년 2나노 양산 시작'을 목표로 제시했는데, 그 구체적인 로드맵을 삼성전자가 먼저 제시한 건 "2나노에서만큼은 우리가 앞서가겠다"는 의지를 확인한 것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가 이처럼 2나노 공정 속도전을 펴는 건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고 있는 인공지능(AI) 반도체, HPC 등 최첨단 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AI 반도체 시장 규모는 지난해 440억 달러에서 2027년에는 1,120억 달러(약 146조 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는 반도체의 선폭(회로의 폭)을 뜻하는데, 반도체 공정에선 ㎚ 앞에 붙은 숫자가 작아질수록 전력 효율이 좋아지고 성능은 높아진다. 2나노 공정은 3나노 공정 대비 전력 효율은 25%, 성능은 12% 향상된다는 게 삼성전자의 설명이다. 2나노 공정을 빨리 시작할수록, AI 반도체 수요를 경쟁사들보다 먼저 확보할 가능성이 커진다.

삼성전자는 또 "2025년 8인치 질화갈륨(GaN) 전력반도체 생산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GaN는 현재의 실리콘 반도체보다 속도와 전력 효율이 강화된 차세대 전력반도체로, TSMC가 먼저 양산을 시작했다. 이날 삼성전자의 양산 공식화는 차세대 전력반도체 역시 TSMC를 바짝 쫓아가겠다는 선전포고인 셈이다.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27일(현지시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삼성전자 파운드리 포럼에서 최시영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장이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클린룸 먼저 확보... "2027년 생산능력 2021년 대비 7배로"

그러나 기술력이 아무리 앞서더라도 고객사의 요구를 충족시키지 못하면 경쟁에서 이길 수 없다. 파운드리 사업은 고객사가 원하는 특정 사양과 품질의 반도체를 적시에 차질 없이 공급하는 게 생명이다. 이 때문에 충분한 생산능력(capacity)을 갖추는 게 중요한데, 삼성전자의 생산능력은 여전히 TSMC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 삼성전자는 현재 경기도 평택과 미국 텍사스주 테일러에 반도체 클린룸(반도체 제조 공간)을 선제적으로 짓고 있다. 주문을 받은 뒤 라인을 구축하는 게 아니라, 미리 클린룸을 만들어 두고 주문을 받겠다는 것이다. 계획대로 완공되면 2027년 삼성전자 클린룸의 규모는 2021년 대비 7.3배나 확대된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패키지 기판 등 기업들과 함께 최첨단 패키지 협의체(MDI 얼라이언스) 출범을 주도하겠다고도 발표했다. 다른 업체들과의 협업을 통해, 서로 다른 기능의 반도체를 한 몸처럼 작동하도록 패키징(온도·습도로부터 반도체를 보호하기 위해 포장하는 것)하는 이종집적 패키지 기술을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 사장은 "AI 반도체에 가장 최적화된 GAA 기술을 계속 혁신해 나가며 AI 기술 패러다임 변화를 주도하겠다"고 했다.

실리콘밸리= 이서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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