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문 감식 피하려 손바닥 등 훼손
불우한 성장배경·부친 재혼에 불만
온라인에 '존속살인' 검색하기도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유기한 혐의를 받는 정유정이 2일 오전 부산 동래경찰서에서 나와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과외 중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만난 또래 여성을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유기한 정유정(23)이 범행 당시 피해자를 흉기로 110회 넘게 찌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범행 사흘 전 아버지에게 전화해 살인을 예고한 정황도 포착됐다.
26일 JTBC 보도 등에 따르면 부산지검은 정유정이 지난달 범행 당시 피해자의 온몸을 흉기로 여러 차례에 걸쳐 찌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피해자가 숨을 거둔 뒤에도 지문 감식 등을 피하기 위해 손바닥 등 신체 여러 부위를 훼손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정유정은 범행 사흘 전인 지난달 23일 아버지와 전화통화에서 불우한 성장배경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며 범행을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통화에서 "내가 큰 일을 저지르면 아빠가 고통받을 것이다. 큰 일 저지르고 나도 죽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유정은 또 검찰 조사과정에서 "아버지의 재혼으로 배신감을 느꼈다", "잘 맞지 않는 할아버지와 계속 살아야 해 좌절했다" 등 가족에 대한 분노도 드러냈다. 검찰 조사결과 정유정이 대학입시와 공무원 시험 준비에 실패한 후 온라인에 '존속살인'을 검색한 흔적도 나왔다.
JTBC가 26일 정유정이 범행 3일 전 아버지에게 전화를 걸어 자신의 불우한 어린시절에 대한 사과를 요구했다고 보도했다. JTBC 유튜브 캡처
검찰은 지난 21일 정유정을 살인, 사체손괴, 사체유기 및 절도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정유정의 범행 배경에 대해 "불우한 성장과정, 가족과의 불화, 대학진학 및 취업 실패 등 어린 시절부터 쌓인 분노를 표출할 대상이 필요했고, 사이코패스적이 성격 영향으로 범행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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