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임 기자간담회
전현희 국민권익위원장이 퇴임을 하루 앞둔 26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국민이 아닌 권력자를 위한 정부가 되고 있다"고 각을 세웠다. 퇴임 이후에는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저지하는 데 힘을 보태겠다"며 정치 행보 재개 의지를 드러냈다.
전 위원장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많은 국민들이 지금 대한민국이 권력에 의한, 권력자에 의한, 권력자를 위한 정부가 돼 가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며 "윤석열 정부가 성공하려면 정말 낮은 곳에서 국민을 섬기는 정부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0년 6월 임명돼 3년간의 임기를 마치고 27일 퇴임한다. 그는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여권으로부터 줄곧 사퇴 압박을 받아 왔지만 권익위의 독립성과 중립성 보장을 강조하며 맞서면서 임기를 채웠다.
전 위원장은 "(임기를) 무사완주했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퇴 압박과 감사원 감사라는 초유의 일을 겪었다"면서 "제가 지켜야 할 원칙과 가치를 고민하는 불면의 날들이 많았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중요한 것은 꺾이지 않는 마음, '중꺾마' 마음으로 이 순간까지 왔다"며 "순탄하지 않았지만 민주주의와 법치주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여기까지 온 것에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그는 같은 문재인 정부 인사인 한상혁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면직된 것과 관련 "동병상련을 느낀다"면서 "결국 임기를 채우지 못한 부분에 대해 무척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한 위원장이 그동안 방송통신과 언론의 공정성, 독립성을 위해 해 온 모든 업무에 대해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내년 총선 출마도 시사했다. 전 위원장은 "(퇴임 후) 단지 마음을 정리하면서 휴식 시간을 갖겠다는 게 사치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국민의 한복판에서 국민의 부름에 응하고 국민께서 저에게 명령하는 일이 뭔지를 생각하고 그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경남 통영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다는 전 위원장은 "바다의 딸로서 후쿠시마 핵 오염수 방류에 대해 어떤 형태든지 단호하게 반대한다. 위원장 자리를 떠나더라도 방류를 저지하고 (오염수를 방류가 아닌) 고체화시키는 일에 힘을 보태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복귀와 관련해서는 "차후 수순으로 고민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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