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PQ작전, 동부전선의 산소줄

입력
2023.06.27 04:30
26면
0 0

6.27 PQ-17

1942년 미국 군수지원물자를 구소련에 전달하기 위해 집결한 수송선과 호위선단들. 위키피디아

1942년 미국 군수지원물자를 구소련에 전달하기 위해 집결한 수송선과 호위선단들. 위키피디아

미국이 2차대전에 참전한 것은 1941년 12월 일본의 진주만 공습 직후지만, 실질적 개전은 그해 3월 제정한 무기대여법(Lend-Lease Law)이었다. 유럽 전선을 지탱하던 영국과 소련을 위한 무제한 군수물자 지원법. 일제 진주만 공습도, 결과적으론 패착이었지만, 그에 대한 견제-보복이었다.

하지만 전쟁물자의 소련 인도는 그 자체로 험난했다. 태평양전쟁으로 해상 북서진 루트는 사실상 막혔고, 남대서양 아프리카를 돌아 이란을 경유하는 육송 루트는 너무 길었다. 북아프리카 전선과 지중해-수에즈 루트는 이미 추축국에 장악된 상태였다. 사실상 유일한 대안이 대서양을 통해 북극해로 진입한 뒤 아이슬란드를 거쳐 핀란드 건너 소련 무르만스크 병참지대로 접근하는 루트. 그 루트는 하지만 빙하를 비롯한 계절적 장애 외에도 노르웨이를 장악한 독일 해군 전함과 유보트, 공군 전투기의 추격을 따돌려야 하는 험로였다. 호송대 지휘관이던 미 해군 중령 P.Q 에드워즈의 이름에서 유래한 ‘PQ 호송작전’은 1941년 8월 시작됐지만 독일군의 견제로 상당한 피해를 입었다.

1942년 6월 27일 17번째 호송 작전 즉 ‘PQ-17’은 영국 해군이 지휘한 첫 대규모 영미연합 군수지원작전이었다. 소련 5개 사단에 공급될 항공기와 탱크 화포 등 15만6,000톤 규모의 군수품을 실은 35대의 수송선, 그 선단을 독일군의 해상 수중 공중 공격으로부터 지키기 위한 구축함과 순양함 등 41척의 군함.

하지만 독일군 주력함대의 대규모 공격 첩보를 입수한 영국 해군사령부는 7월 4일, 호위 전단과 수송선에 산개 항진이란 최악의 명령을 하달했고, 그 결과 수송선단은 유보트와 독일 공군 뇌격기에 거의 무방비로 노출됐다. 목적지 아르한겔스크항에 입항한 것은 단 11척뿐이었다. PQ작전은 노르망디 상륙작전까지 유럽 전쟁을 지탱한 동부전선의 산소줄이었다.

최윤필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