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ㆍ25전쟁 발발 73주년인 25일 북한이 미국을 향한 적개심을 숨기지 않았다.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한다면 미국 자체의 종말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며 안으로는 결속을, 밖으로는 대미 공세를 이어갔다. 최근 미 해군 핵추진 순항미사일 잠수함(SSGN) 미시간함의 부산 기항 등 미국의 확장억제 공약이 실현되고 있는 상황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천추만대를 두고 기어이 결산할 6ㆍ25의 피값’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총으로 쏘고 생매장하는 것만으로는 성 차지 않아 무차별적인 폭격과 포격뿐 아니라 세균탄까지 투하하여 생때같은 목숨들을 앗아간 살인귀들의 천인공노할 만행을 전하는 력사의 고발장들은 천만 인민을 피의 복수전에로 부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새 전쟁도발 책동에 광분하는 철천지 원쑤 미제와 괴뢰역적패당을 무자비하게 죽탕쳐 버리고 원한 서린 6·25의 피값을 백 배, 천 배로 받아내고야 말 것”이라고 막말을 내뱉었다.
미국이 북한을 침략하려 한다는 기존 주장도 되풀이했다. 신문은 ‘오늘도 변함없는 미제의 조선침략야망’ 기사를 통해 “미제는 핵잠수함, 전략폭격기 등 핵전략자산들을 연이어 조선반도와 주변지역에 들이밀며 정세를 극단에로 몰아가고 있다”며 “미제와 괴뢰패당의 전쟁연습소동은 6ㆍ25전쟁 전야를 방불케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이) 만일 지난 조선전쟁에서 교훈을 찾지 못하고 끝끝내 ‘제2의 조선전쟁’을 도발한다면 미국 자체의 종말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할아버지이자 6ㆍ25전쟁의 총책임자인 김일성 주석에 대한 우상화도 강조했다. 신문은 “세계제국주의의 우두머리로 군림한 미제를 무분별하게 날뛰는 한갓 승냥이로 보시고 몽둥이찜질로 조선사람의 본때를 보이시려는 위대한 (김일성) 수령님의 담력과 배짱은 상상을 초월한 것”이라며 “위대한 수령님의 주체적인 군사사상과 전법, 비범한 예지가 안아온 빛나는 승리”라고 주장했다.
권정근 북한 외무성 미국담당 국장은 전날 담화를 통해 “미국의 증강된 군사적 조치와 도발 수위의 고조를 보게 되는 경우 (북한의) 대응성 행동 조치의 규모와 범위도 보다 압도적이고 공세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최근 미시간함의 기항을 염두에 둔 듯한 엄포다. 국제문제평론가 강진성 명의의 조선중앙통신 기고문은 “최근 미 전략자산들이 조선반도 주변의 공중과 해상, 수중에서 운동폭을 확장하고 있다”며 “핵 대 핵의 아슬한 역학 구도가 엄존하는 조선반도에서 무모한 전략자산전개확대는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보에 대한 만회할 수 없는 파국적 후과를 전제로 한다”고 비난했다.
한편 북한은 오는 7월 27일 종전협정일, 이른바 ‘전승절’을 전후해 대규모 열병식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미국 상업위성 업체 ‘플래닛 랩스’가 23일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김일성광장에 가로ㆍ세로 각각 100m 크기의 대형구조물을 포착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최근 평양 미림비행장 일대에서 열병식 준비 정황을 노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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